편의점, 여름 디저트 메카로 맛도 가격도 시원하게… '無더위' 책임진다

미세하게 간 눈꽃얼음에 토핑 듬뿍… 전문점 못잖은 빙수 앞다퉈 출시

체리 풍미 더한 아이스크림도 선봬

아이스커피는 다양한 고객취향 반영… 원두·로스팅 강도 다르게 구성

불타는 짜장·위대한 불짬뽕 등 맛있게 매운 이열치열 상품도 인기


회사원 최주영(28)씨는 요즘 점심식사 후에 직장동료들과 근처 편의점에 들르는 일이 일상이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랜차이즈 전문점에서 디저트를 사먹곤 했지만 편의점을 찾기 시작하면서 씀씀이도 크게 줄었다. 김씨는 "빙수 전문점에서는 가격이 한끼 밥값에 달하지만 편의점은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훌륭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며 "매번 편의점을 갈 때마다 새로운 제품이 나와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때 이른 무더위에 편의점업계가 일제히 여름 특수를 겨냥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이스크림과 아이스커피가 주력이었으나 올해는 진짜 과일을 넣은 빙수와 각종 과즙으로 맛을 낸 아이스크림 등 프랜차이즈업체에 뒤지지 않은 다양한 제품군이 비장의 카드다. 이 때문에 갈수록 카페나 대형마트 부럽지 않은 상품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호평이 잇따른다. 저렴한 가격에 무더위를 날려 버릴 수 있고 특색있는 제품도 훨씬 늘어나면서 편의점이 올 여름 디저트 시장의 메카로 떠올랐다.

올해 편의점 여름 상품 중 가장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상품은 단연 빙수다. 빙수 전문점이 크게 늘어나며 인기를 끌자 전문점 못지 않은 빙수를 앞다퉈 출시하고 벌써부터 정면승부를 벼르고 있다.

CU는 카페베네와 함께 개발한 '프리미엄 미니빙수' 4종을 앞세워 빙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빙수 위에 올라가는 토핑을 늘리고 아이스크림을 넣어 우유를 붓지 않아도 부드러움 식감을 제공해 남녀노소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1등급 원유를 사용한 'CU 우유팥빙수'도 지난해 처음 선보인 이래 전체 아이스크림 판매 순위 3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GS25는 '25% 망고빙수'를 앞세워 빙수 전쟁에 가세했다. 이 제품은 망고 과육을 25% 함유해 망고 특유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얼린 연유와 망고 덩어리를 섞은 연유층과 얼음 알갱이와 망고 과육을 배합한 빙수층으로 나눠져 두 가지 맛을 따로 느낄 수 있다. 얼음을 이중으로 미세하게 분쇄해 내용물이 꽁꽁 얼어 있어도 바로 떠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영삼 GS리테일(007070) 편의점 일일배송팀장은 "얼음 이중분쇄 기술은 기존 편의점 빙수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 놓은 혁신적인 상품"이라며 "빙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은 맛에 가격도 저렴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20~30대 여성 고객에게 호평받았던 '우유빙수설'을 새로 단장했다. 우유빙수설은 출시 1년 만에 100만개 이상이 팔린 세븐일레븐의 대표 여름상품이다. 제품을 개발한 상품기획자는 롯데그룹이 혁신적 아이디어로 성과를 낸 직원에게 수여하는 '밸류 챔피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선보이는 우유빙수설에는 찹쌀떡과 인절미 가루를 토핑으로 추가했다. 다음 달에는 브라우니와 초코칩을 넣은 '초코빙수설'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을 겨냥해 빙수 시장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미니스톱도 대표 여름상품인 '소프트크림 체리맛'을 리뉴얼해 내놨다. 입맛을 돋우는 분홍색의 아이스크림에 달콤하고 향긋한 체리의 풍미를 더했다. 기존 아이스크림보다 부드러운 식감을 제공하며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지는 청량감도 한층 높였다. 취향에 따라 우유맛과 체리맛을 반반씩 맛볼 수 있는 '소프트크림 믹스체리'도 선택할 수 있다.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주는 아이스음료 시장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CU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를 삽입한 '델라페' 제품을 출시하고 대대적인 여름 마케팅에 돌입했다. '아메리카노', '복숭아 아이스티', '모히또 레몬라임'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선택할 수 있고 달콤한 맛을 찾는 고객을 겨냥해 '허니 카페라떼'와 '허니 아이스'도 새롭게 추가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자체브랜드(PB) 탄산음료인 'CU 콜라'와 'CU 사이다'까지 개발했다.

GS25는 '프리미엄 아이스 커피라떼'와 '프리미엄 아이스 민트라떼'를 내놓고 맞불 작전에 나섰다. 기존 파우치 포장이 아닌 프리즈마 포장을 채택해 원유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얼음컵도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커피 전문점에 가지 않고도 편의점에서도 품격있는 아이스커피를 만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세븐일레븐은 '쟈뎅 아메리카노' 5종을 앞세워 아이스커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상품마다 원두 산지와 로스팅 강도를 다르게 구성해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했다. 함께 선보인 '스파클링 에이드'도 합리적인 가격에 탄산수와 과즙음료를 즐길 수 있어 벌써부터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미니스톱은 진짜 과즙을 넣은 '자몽톡톡'과 '레몬톡톡'을 발매했다. 별도 캡슐에 담긴 과즙농축액과 사이다를 즉석에서 섞어 마시는 제품으로, 상큼한 과즙 향과 탄산의 톡 쏘는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합성보존료와 합성감미료 등 첨가제를 넣지 않았고 이스라엘산 레몬과 미국산 리오레드 자몽을 사용해 기존 과일에이드보다 맛이 진하다.

편의점 간편식품 시장에서도 여름 마케팅이 한창이다. 이열치열을 앞세운 매운맛 상품이 올해도 꾸준히 인기 끌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아예 차갑게 먹는 제품까지 등장했다. CU는 사천식 짜장면을 재현한 '불타는 짜장'을 새로 선보였다. 분말스프가 아닌 액상스프를 채택해 비벼 먹기 편하며 건더기스프의 양도 늘려 한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GS25가 외식 전문업체 놀부와 손잡고 선보인 '위대한 불짬뽕'은 수타식 면발과 해물 육수를 넣어 진한 국물맛을 강조했다. 사천식 짬뽕 특유의 매콤한 맛에 쫄깃한 면발을 강조해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남성 고객을 겨냥했다. 이달 말에는 삼겹살과 오징어를 고추장으로 버무린 대용량 주먹밥 '오삼불고기 주먹밥'도 여름 한정판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차갑게 먹으면 더 맛있는 삼각초밥'을 출시하고 편의점 간편식품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톡 쏘는 맛의 겨자소스와 아삭한 식감을 제공하는 야채를 넣었고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김배근 BGF리테일(027410) 음용식품팀 상품기획자는 "올해 편의점업계가 여름 신제품을 강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전문 프랜차이즈업체와 경쟁 구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편의점에서 무더위를 날리는 알뜰 고객을 겨냥해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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