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經불안 인도를 가다]'시장의 힘'이 印정치 바꿨다
'분배'주장 간디 총리지명에 주가 폭락-'성장'주력 싱 지명에 금융시장 안정세
'先분배'우려… 금융시장 아직 불안감
[경제현황] BRICs중 가장 안정적 성장
[국내기업 동향] 정보력 총동원 변화 촉각
[2] 이념논쟁으로 得볼 계층 없다
[2] "성장-분배" 先순위논쟁 확산조짐
19일 뉴델리 국민의회당 당사와 총리직을 포기한 소냐 간디 당수의 잔파스 저택 주변. 섭씨 43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폭염에도 불구하고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간디 당수의 초상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시위에 참여한 택시 운전사 듀갈씨는 “외국인이 총리면 어떤가. 국민들을 극빈상태에서 벗어나게만 해주면 되는 거 아니냐”며 목청을 돋우었다. 분노한 대중을 저지하기 위해 뉴델리 전역에 비상경계령이 발동되는가 하면 경찰은 간디 당수의 신변보호를 위해 3중 경호망을 펴고 있다.
지난 11일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좌파 성향의 국민의회당이 승리하며 간디 당수의 총리지명이 가시화하자 뭄바이 주식시장은 폭락했다.
브릭스(BRICs)의 일원으로 잘나가던 인도증시는 17일 사상최대인 11%가 하락하는 등 총선 결과가 발표된 13일 이후 불과 5일 동안 인도의 연간 수출액에 해당하는 520억달러가 증시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간디 당수가 총리직을 포기하고 만모한 싱 전 재무장관이 새 총리로 지명되자 극도로 혼미했던 인도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뭄바이 센섹스지수는 간디 당수가 총리직을 고사하고 싱이 총리로 지명됐다는 뉴스가 전파를 타면서 18일 6%나 급등, 심리적 痴梔굼?5,000포인트를 회복했다.
인도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싱 총리의 차기 정부가 분배보다는 성장에 주력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싱 총리는 91년 재무장관 당시 개방과 규제완화 등 개혁조치를 강도 높게 시행했었다.
스리니바산 인도 전경련(CII) 국장은 “싱 총리는 역대 재무장관 중 최고였다”며 “적절한 정부의 지원만 있으면 싱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김강로 LG전자 부사장은 “경제를 잘 아는 싱이 총리로 지명됐으니 인도정부가 그동안 실시해온 성장정책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긍정론을 폈다.
민주주의는 유권자 1인에게 1표의 평등권을 부여하지만 국경을 무너뜨린 글로벌 단일시장은 ‘1달러=1표’의 힘을 형성한다.
가난한 유권자는 더 많은 교육과 복지혜택을 요구하며 분배를 강조하는 정치인을 뽑지만 돈으로 무장한 국제시장의 유권자들은 성장과 이윤창출을 요구하며 지역 정치질??바꾸고 있음을 시끄러운 인도 정치현장에서 읽는다.
/ 뉴델리(인도)=김민열기자 my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5-20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