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더오른다" 낙관론에 다시열기

"환매 하기보단 재연장" 1집걸러 1집 보유한셈
계좌수 증가추세 가팔라 내년 추가상승 이끌듯


“내년에 코스피지수가 최고 1,600포인트까지 오른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한동안 주춤하던 적립식 펀드 투자 붐이 다시 일고 있습니다.”(황은경 대리ㆍ한국증권 광화문지점) “적립식 펀드가 환매될 것이라는 우려는 아직 시기상조입니다. 오히려 내년에는 적립식 펀드 투자가 더욱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이끄는 힘이 될 것입니다.” (서정광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적립식 펀드 계좌 수가 최근 다시 크게 늘면서 500만계좌를 넘어선 것은 적립식 펀드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계좌 수 증가추세가 더욱 가팔라진 것은 일각에서 제시되고 있는 적립식 펀드 환매우려가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계속된 매도공세에도 불구하고 기관이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적립식 펀드 자금이라는 실탄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증시구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적립식 펀드 환매우려(?), 아직 시기상조=적립식 펀드 계좌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 것은 내년에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1,6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보다 300포인트, 23% 가량 오르는 것이다. 이는 주식형 펀드 중 인덱스펀드에 가입해도 23%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보다는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지만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여전히 4배 이상 높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적립식 펀드의 대규모 환매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 지난 10월 이후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일부 증권사들은 적립식 펀드 환매가 내년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적립식 펀드 투자가 지난해 말부터 붐을 형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이 지난 올해 말부터 환매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일부에서 환매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1년간 수십 %의 차익을 실현한 일부 개인투자자와 한 해가 가기 전에 수익률을 확정지어야 하는 일반 법인투자자들이 10월 말부터 환매에 들어가기도 했다. 모법인은 하루에 1,500억원을 환매하면서 펀드 자체가 없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하지만 이를 초과하는 신규 계좌가 개설돼 주식시장은 이렇다 할 충격 없이 지나갔고 주가는 오히려 급등했다. 전문가들도 “투자자들이 만기 3~5년 단위의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고 있는데다 1년 만기를 맞아도 재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내년에도 적립식 펀드의 대규모 환매사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이달 초 적립식 펀드 만기를 맞은 이모(직장인ㆍ33)씨는 펀드 투자기간을 1년 더 연장한 데 이어 신규로 주식형 펀드 계좌를 2개 더 만들었다. 이씨는 “내년 주식시장 전망이 밝다고 해서 계좌를 추가 개설했다”며 “수익률이 10~20%만 돼도 괜찮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창국 대투증권 강남역지점 과장도 “만기가 된 적립식 펀드를 환매하기보다는 재연장하는 투자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적립식 계좌 내년 1,000만개에 육박할 듯=매월 50만개에 달하는 적립식 펀드 계좌가 새로 개설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말께는 국민 4명 중 1명이 적립식 펀드의 계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9월 이후 매월 50만개씩 적립식 펀드 계좌가 새로 늘고 있고 환매보다는 신규 개설되는 계좌가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0만계좌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박승훈 한국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부동산ㆍ채권 등 대체투자 자산의 매력도가 줄고 있는 데 반해 주식의 투자매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며 “특히 위험부담이 큰 직접투자보다는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안정적인 펀드 투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내년에도 적립식 펀드 열풍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적립식 펀드 계좌 수 500만개 돌파는 당초 전망치 350만계좌를 크게 웃돈 것으로 적립식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이는 내년 주식시장에서도 ‘펀드의 힘’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기업 실적 호전과 내수경기 회복 등 증시주변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는 것 외에도 시장 내부적으로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한 풍부한 유동성 장세가 이어져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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