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구주 많이 산다고 가산점 안줘”

유재한 정책금융公 사장 "전체 프리미엄이 중요"


유재한(사진)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이 하이닉스 매각 때 구주(채권단의 보유지분) 인수 규모에 따라 가산점을 줄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유 사장은 11일 오후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구주를 많이 산다고 해서 가산점을 줄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불리하도록 하지도 않겠다"며 "인수하는 구주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전체 프리미엄이 얼마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채권단이 매각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주를 많이 인수하는 기업에 가산점을 줄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유 사장은 "입찰안내서에는 신주와 구주를 합쳐 20% 이내로 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며 "그 틀 안에서 신주발행은 최대 10%까지 허용하고 구주는 절반(7.5%) 이상 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며 다른 채권단도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주발행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입찰예정 기업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선을 분명하게 그었다. 유 사장은 "만약 신주발행을 더 늘리면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향후 배당문제도 있기 때문에 신주를 많이 보유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외국자본의 참여에 대해 "경영권이 위태롭지 않은 49% 이내라면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국내외를 불문하고 재무적투자자(FI) 비중이 높으면 감점을 받는 게 당연하다"면서 "하이닉스는 기술유출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업계 일각에서 나돌았던 '하이닉스 매각 불발설'과 관련해 "그대로 진행한다"고 잘라 말했다. 유 사장은 "주가는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는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패닉 상태까지 간다면 모르겠지만 이 정도의 변동장에서는 매각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 입찰에 참여한 SK텔레콤은 "아직 인수조건이 확정되지 않았고 유 사장이 채권단을 100% 대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STX그룹은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한 근거 없는 루머가 불식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FI 비중이 높으면 불리하다는 것은 입찰 참가할 때부터 알고 있었고 STX가 51% 지분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기 때문에 기술유출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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