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금리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했고 엔저를 금리인하로 방어할 확률도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4·4분기께 금리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9일 한은 금통위는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2.7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하된 후 8개월째 제자리를 지켰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미 테이퍼링이 미국경제 회복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추세적으로 한국에 유리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우리 경제도 전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8%로 유지하는 한편 내년에는 4%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한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국내총생산(GDP) 갭이 유지되는 기간에 대한 설명이 전달의 '상당기간'에서 '당분간'으로 바뀌었고 '저성장 지속' 문구는 삭제됐다"며 "한은이 3·4분기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하다가 4·4분기에 2.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