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 정태수발언 파장

정태수 전한보그룹 총회장이 4일 국회 경제청문회에서 92년 대선당시 김영삼전대통령에게 150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시인함에 따라 정치권에 큰 충격을 주고있다.鄭전총회장의 이날 증언으로 당시 한보그룹이 당진제철소 건설과정에서 최소 7,300여억원에서 최대 1조2,000억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조성, 그중 일부나마 YS 대선자금으로 흘러간 것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됐던 92년 대선자금 문제가 제기되면서 정치권이 또다시 대선자금 파문에 시달릴 전망이다. 물론 金전대통령측은 鄭전총회장의 증언이 『전혀 사실무근이며 하얏트호텔에서 만난 사실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鄭전총회장의 이같은 증언이 있자 국민회의가 공세에 나섰다. 정동영대변인 성명을 통해『IMF를 초래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이 정경유착에 있었고 그 상징이 한보은행대출금의 정치자금 헌납에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YS의 청문회 출석을 촉구했다. 국민회의는 또 이날 오후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 주재로 긴급간부회의를 열어 한보와 정치권의 유착의혹 추가규명 등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자민련도 鄭전총회장 발언이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당차원의 대책을 마련키로 하는 한편 이규양(李圭陽)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과 金전대통령측에 정치자금 전모공개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시점에 증언한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여당의 공세에 대비,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요구 등 긴급대책 마련을 위한 내부협의를 벌였다.【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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