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2만개가 넘는 중소기업이 부도로 쓰러졌다. DJ정부 1년간 IMF체제와 겹쳐 중소기업들은 사상 최악의 고통을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중소기업 역시 구조조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새로운 경제환경에 적응할 것을 강요당했다.특히 금융권과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구조조정의 커다란 돌풍은 국내 경제와 산업계의 질서를 새롭게 정립하면서 중소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그 변화를 수용토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이런 현상에 맞춰 지난 1년간 조용하지만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가고 있다. 강도높은 작업으로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는 것은 물론 전략적 제휴나 합병 등의 공격적인 방법을 통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12월 전국 324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IMF이후 대부분의 업체(87.0%)들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며 실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23개업체들(68.8)은 인원감축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계사업정리가 18.2% 부동산 매각(14.8)과 전략적 제휴(10.8%) 사업전환(10.2%) 인수·합병(4.3%) 등의 순으로 나타나 아직까진 소극적 방식을 많이 채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향후 구조조정 방식에 대해서는 인원감축(38.3%)보다는 전략적 제휴(18.5%)나 사업전환(15.1%) 등의 적극적인 형태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어서 실질적인 체질강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은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구업체인 바로크는 지난 97년 10월 부도이후 830명에 달했던 직원을 지난해 411명으로 절반이상 줄이고 회사조직도 7부 3실에서 3부 1실 1팀으로 대폭 축소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바로크는 또 전량 내수시장에만 의존해오던 영업시스템을 개선, 미국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대리점 추가 개설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올 매출은 지난해보다 무려 200억원이상 증가한 5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아제약의 경우 지난해 부채축소와 함께 계열사의 지분매각과 공장처분 등을 통해 현금만 440억원을 확보했고 계열사인 동아오츠카를 통해 일본으로부터 총 420억원의 외자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이 회사의 부채는 전년에 비해 31%나 감소한 940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커다란 성과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업계 최초로 매출 3,000억원을 돌파,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경기도 안산소재 자동차부품업체인 금성정밀은 완성차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2사체제가 되면서 핵심사업에 전념키 위해 사업다각화차원서 설립, 운영해온 금성정공 등 자회사 3개를 최근 과감히 정리하고 기업역량을 품질향상과 신제품 개발 등에 맞춰 나가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계열사인 한도통상과 한국특수도자기를 조만간 합병,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등 시너지효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이처럼 대부분 과감하고도 적극적인 방식의 구조조정을 통해 IMF의 한파로 휘청됐던 몸집을 정비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IMF라는 요인에 의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국내 경제환경은 구조조정 수용여부가 이제는 기업의 생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현재 한창 진행하고 있는 경영및 기업구조 혁신 등의 작업이 올 연말께 마무리하면 중소기업들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기업의 역량을 전문화하고 특화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는 이같은 노력들은 21세기 중소기업시대를 여는 하나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성장기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