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장비업체인 탑엔지니어링은 최근 신성장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2차전지 사업에 신규 진출하기 위해 관련부품사인 파워로직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탑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그린에너지 관련 신성장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번 인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 회복세와 과감한 정부지원 등에 힘입어 중소ㆍ벤처기업의 인수ㆍ합병(M&A)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업체나 2차 전지ㆍ풍력 등 녹색산업 관련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의 경우 국내외로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하반기 M&A시장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M&A 중개기관에는 신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구조 다변화를 위해 적당한 업체를 소개해달라는 매수문의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0~4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매수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기업을 사들이겠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M&A지원센터의 한 관계자는 "중견그룹인 S사 담당자가 얼마전 매출 100억원대 규모의 IT기업을 찾아봐 달라며 상담하고 돌아갔다"면서 "투자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신사업 진출차원에서 센터를 방문하거나 문의전화를 걸어오는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고 밝혔다. MP3플레이어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A사는 요즘 코스닥 상장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중견기업과 가격문제 등을 놓고 한창 M&A협상을 진행중이다. A사 사장은 "거래 파트너가 IT분야의 새로운 사업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사를 매입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 "팔고자 하는 기업들은 매수세력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이 진행되면서 9월 이후 매물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M&A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9월부터 중소벤처기업 M&A 지원센터로 선정된 기술보증기금, 벤처기업협회, 중소기업진흥공단, 삼일회계법인 등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고 모태펀드를 통해 조성된 M&A관련 투자자금까지 투입되면 침체됐던 국내 M&A시장 여건도 빠르게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진공 관계자는 "M&A거래의 특성상 어떤 매물이 얼마의 가격에 나왔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아 괜찮은 매물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원센터가 출범하면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매물목록 등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손쉽게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벤처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말까지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3,050억원의 M&A자금을 모태펀드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모태펀드의 운용을 담당하는 한국벤처투자의 한 관계자는 "이미 5개 투자조합에서 1,85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으며 4개 투자조합도 조만간 펀드결성을 마무리짓고 M&A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