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스타즈] 휘닉스소재 "2차전지 사업 내년부터 매출 발생할 것"

포스코와 합작법인 설립
핵심 재료 연 4000톤 생산
초미세 소재 개발에도 참여
올 영업익 20억 흑자전환 예상



"빠르면 내년부터 이차전지에 대한 본격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의 주력 사업은 기존의 브라운관(CRT) TV 부품에서 디스플레이와 이차전지 종합소재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곽승구 휘닉스소재 재무담당임원(CFO)은 16일 기자와 만나 "현재 이차전지 샘플 생산을 하고 있고 초미세 소재 개발에도 참여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휘닉스소재는 CRT TV에 사용되는 부품과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용 파우더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다. 하지만 최근 매출 부진에 시달리면서 지난해부터 사실상 CRT용 소재 생산을 중단했고 PDP 부품도 액정표시장치(LCD)에 밀려 입지가 점차 위축되는 상황이다.

최근 최인호(사진) 사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주력 사업의 변경을 추진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회사 측이 성장 침체의 돌파구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리튬이차전지, 그중에서도 전기자동차나 에너지스토리지(ESS) 등에 사용되는 대형 이차전지 사업이다. 휘닉스소재는 이를 위해 지난 3월 포스코와 5대5 합작으로 '포스코ESM'이라는 합작법인을 세우고 양산을 위한 대규모 라인 구축에 나서기도 했다. 포스코ESM이 양산 체제를 갖추게 될 경우 이차전지의 핵심 재료 중 하나인 양극제 등을 연간 4,000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곽 CFO는 "이차전지에 대한 본격 매출은 내년이나 오는 2014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실제로 휘닉스소재는 최근 기존 PDP용 파우더의 쓰임을 확대해 LCD 등의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용 터치패널에도 사용이 가능한 접착소재 페이스트(paste) 개발에 성공했다. 페이스트는 기존 파우더를 합성해 만든 풀과 같은 성질의 물질로 디스플레이 유리기판에 칠하면 전기신호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페이스트의 우수성이 확인돼 국책과제 개발사업에 주관기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곽 CFO는 "국책과제인 터치스크린용 스크린제판 방식의 미세전극 프린팅 기술 개발에 대한 수행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2014년까지 2년에 걸쳐 5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책과제는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 중인 80~100㎛(마이크로미터) 전극패턴 대신 40㎛ 패턴 구현이 가능한 은(Ag) 페이스트를 개발하고 20인치 터치패널 모듈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용 페이스트는 앞으로 태양전지판에는 물론 스마트폰 등의 터치패널에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매출 증가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휘닉스소재는 지난해 618억원의 매출과 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자회사 합병으로 160억원 규모의 영업권이 일시 상각됐기 때문이다.

휘닉스소재는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일회성 비용 부담도 없고 영업이익률도 1ㆍ4분기에 기록했던 3~4%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와 비슷한 62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2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곽 CFO는 "지난해에 영업 실적과 무관하게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연간기준으로도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휘닉스소재에 대해 이차전지 등 신규 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휘닉스소재의 실적과 주가의 방향성은 전기차 또는 에너지스토리지 시장이 얼마나 빨리 열리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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