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개방 양보 아니다"

■ 李대통령 訪美 결산 기자간담회
"시민들 값싼 좋은 고기 먹기 위한것"
"한미FTA 비준 올해안에 될것" 낙관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수행기자단과 가진 조찬 간담회는 방미(4월15~19일) 성과를 결산하고 한일 정상회담 등 방일활동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여기서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자면제협정(VWP) 등의 연내 발효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방미기간 중 타결된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국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일고 있는 데 대해 “(FTA 때문에) 우리 정부가 양보했다면 그건 너무 정치논리”라고 해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우리 도시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고기를 먹는다"면서 "질 좋은 고기를 들여와 일반시민들이 값싸고 좋은 고기를 먹기 위한 것"이라고 쇠고기 수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해 "한미 FTA에 대한 양국 의회의 비준이 올해 안에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노력하고 있고 (FTA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후보 등도 국익을 생각하고 있다고 낙관론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캠프 데이비드 일정 등을 비교적 소상히 설명하면서 한미 정상 간의 격의 없었던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애초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한 후 골프 카트를 부시 대통령이 몰게 돼 있었으나 자신이 제안해 운전하게 됐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카트를 모는 돌발사태가 일어나 당황했다”는 한 기자의 말에 “그냥 제자리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별) 사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순간적으로 `내가 운전하면 안 되느냐'고 제안했더니 부시 대통령이 `아, 그러냐'며 반가운 표정을 지은 뒤 운전대를 넘겨줬다"면서 "카트를 몰고 숙소 앞으로 가는데 부시 대통령이 `피곤하냐'고 물어 웃으면서 `왜 당신이 피곤하냐'고 반문했더니 `괜찮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그냥 줄곧 1시간40분 동안 카트를 타고 캠프를 돌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캠프를 돌 때 부시 대통령이 방향을 가르쳐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돌다 보니 저녁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더라"면서 "정상회담에 앞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친해져 만찬을 할 때는 10년지기가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분위기가 무르익자)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이 힘들어 하거나 한국 입장에서 어려운 것은 이야기하지 말자'고 하더라"면서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들었는데 대량살살무기확산방지구상(PSI), 미사일방어체제(MD),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 이런 주제는 아예 어젠다가 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 같더라"며 군사적 이슈에 대한 미국 측의 배려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 주한미군 연내 3,500명 추가 감축 백지화와 관련, 이 대통령은 "연내 추가 감축하기로 한 3,500명이 아파치 헬기 관련 핵심 공군병력이라는 얘기를 듣고 우리가 먼저 제안할까 어쩔까 고민 하다가 미 국방장관과 국무장관 등을 만났을 때 내가 먼저 얘기를 꺼냈다"면서 "이후 부시 대통령과 만났더니 먼저 `양국 군사력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되지 않느냐'면서 우리 측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깜짝 놀랐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던 문제가 뜻밖에 잘 합의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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