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세포 죽이는 핵심 생체인자 발견..."'암'정복 이정표 될 것"

“AI 퇴치·암 정복 연구 등의 새로운 이정표될 것”

국내 연구진이 독성 T-임파구를 바이러스 감염 세포에 부착한 뒤 안정화하는 방법으로 감염 세포를 죽이는 핵심 생체인자를 발견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 전창덕 교수(교신저자)와 나보라 박사과정 학생(제1저자)이 독성 T-임파구가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죽이는 방법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이를 재빠르게 감지하고 사멸하는 건강지킴이 세포가 바로 독성 T-임파구이다.

독성 T-임파구는 면역 시냅스란 특수한 구조를 통해 바이러스가 감염된 세포에 치명적인 독성물질을 주입해 죽이게 된다.

그러나 이 면역 시냅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을 찾지 못해 독성 T-임파구를 면역력 강화 및 암 치료 등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사람이 근육과 뼈로 움직이듯 독성 T-임파구는 세포골격 단백질인 액틴으로 움직인다.

전창덕 교수팀은 이번에 T-임파구에서만 발현하고 액틴과 결합해 임파구의 골격을 강화하는 ‘TAGLN2 단백질’을 발견해 면역 시냅스 유지 방법을 밝혀냈다.

동물실험 결과, TAGLN2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제거한 쥐는 독성 T-임파구가 바이러스 감염세포를 인식하고도 죽이지 못했지만, 이 단백질이 많이 발현된 쥐는 독성 T-임파구가 바이러스 감염세포에 강하게 붙어 세포를 잘 죽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 교수팀은 현재 TAGLN2 단백질 기능을 조절하는 펩타이드 화합물을 개발 중이다.

이 물질은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의 저항력 증가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암세포에 특이적인 독성 T-임파구를 직접 만들 경우 환자의 이식 거부반응 없이 암을 치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 교수팀은 보고 있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순수 국내 기술로 생체 면역반응의 기초가 되는 원천물질을 발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신종 인플루엔자와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바이러스 퇴치와 암 정복 연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과 광주과학기술원 바이오광학영상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저널 오브 셀 바이올로지(Journal of Cell Biology)’ 4월 13일 자에 실렸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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