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재 때문에…" 유럽 또 긴장

아이슬란드 화산재 英으로 남하·스코틀랜드 결항 속출
오바마, 아일랜드 방문 일정 축소… 제2 항공대란 우려


지난 21일 아이슬란드 그림스보튼 화산 폭발로 발생한 화산재가 예상과 달리 바람을 타고 영국 쪽으로 남하하면서 유럽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해 4월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 당시 화산재로 인해 항공기 10만편이 결항하고 승객 1,000만명의 발이 묶였던 것과 같은 항공 대란이 또다시 발생할 수 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직까지 유럽 항공 및 기상 당국은 지난 해와 같은 수준의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화산재의 영향권에 든 스코틀랜드에서는 항공기 운항 취소가 속출했고, 아일랜드-영국 순방에 나섰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아일랜드 방문 일정을 줄이고 서둘러 영국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텔레그라프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화산 폭발 당시만 해도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아이슬란드 그림스보튼의 화산재 구름이 이날부터 스코틀랜드를 향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영국 브리티시에어웨이는 24일 오후 1시까지 예정돼 있던 런던발 스코틀랜드행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KLM과 이지젯 역시 스코틀랜드와 영국 북부를 잇는 항공편의 운행을 중단했다. 화산재 구름의 남하는 아일랜드와 영국 순방에 나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스케줄까지 바꿔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24일 에어포스원을 이용해 아일랜드에서 영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화산재가 확산될 경우 항공 운항에 차질이 빚어질 수 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 23일 밤 서둘러 영국으로 이동했다. 영국 민영항공 당국은 "그림스보튼 화산에서 발생한 화산재가 스코틀랜드 상공에 나타났고 이르면 오는 26일부터는 영국 일부 지역과 아일랜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항공 당국은 지난 해와 같은 항공 대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해 4월에 비해 항공 시스템과 절차가 크게 개선됐고, 현재 풍향을 고려할 때 화산재 구름이 유럽 대륙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 항공 및 기상당국의 전망과 달리 일부에서는 화산이 예상 밖의 활동을 할 수 도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림스보튼 화산에서 분출되는 화산재의 높이가 지난 21일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분출 활동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화산 분출 활동이 멈추지 않는다면 화산재 구름이 프랑스와 스페인에도 도달할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도 나온 상황이다. 파일럿연합은 "화산재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항공 운항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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