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8월 인천 앞 바다의 섬 실미도에 수용되어 훈련중이던 군특수병들이 경비병을 사살하고 섬을 탈출했다. 이들은 버스를 탈취해 경인가도를 따라 총을 난사하면서 서울로 들어와 대방동엣 군경과 대치하고 총격전을 벌인끝에 폭사됐다. 이 사건으로 특수병 18명과 경비병 12명, 경찰 1명, 민간인 2명이 사망했으며 다수의 부상자와 행방불명자가 발생했다.
한국 현대 비극정치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실미도`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실미도`촬영의 80%를 차지하는 부대 세트가 최근 공개됐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잠진항에서 배를 타고 20분정도 위치에 있는 부대원들이 훈련받던 장소인 실제 실미도에 지어졌다. 제작사인 시네마서비스는 비슷한 자연조건의 다른 장소를 물색하기도 했으나 사실감을 위해 실제 실미도에서 세트를 제작했다고 전했다. 실미도는 현재 개인 소유로 제작사는 대여료를 지불하고 섬을 이용하고 있다.
8,000 평에 이르는 세트의 공사기간은 총 3개월. 10억원이상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졌으며 부대원들과 기간병, 교육대장 막사와 탄약고, 통신대, 체력단련관 등 7개의 건물과 3곳의 망루, 사격장, 유격장 등으로 구성됐다. 세트장은 얼마전 MBC를 통해 방영된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통해 보여진 자료사진과는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강우석감독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이기 때문에 공간감이 없어 약간의 변형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세트장 곳곳에는 `극도로 잔인해지고 악랄해지는 것이 국가에 충성하는 길`, `때려잡자 김일성,물리치자 공산당` 등 당시 분위기를 전달하는 살벌한 구호들이 붙여져있다. 시네마서비스는 100억원 제작비의 30%인 30억 가량을 이곳 실미도 세트와 훈련병 탈출 장면에서 사용될 전주 인근 거리세트의 제작과 의상, 소품 등의 비용에 투입해 당시배경의 재현에 힘쓰고 있다.
강감독은 “부담이 너무 크다. 실미도 관계자에게는 좋은 영화로 보답하고 일반인들에게는 가슴 찡한 아픔을 함께 던져주는 의미있는 작품으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각오로 그 어느때보다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이 지난해부터 관심을 모으는 것은 할리우드 직배사인 콜롬비아사가 제작비 전액과 해외배급을 맡는다는 보도(최근 시네마서비스가 전액투자하는 것으로 결정봤다)와 `가장 믿을만한 상업영화 감독``충무로 최고 실력자`등으로 알려진 강우석감독이 자신 최고의 제작비와 실화라는 소재의 역사성과 호화캐스팅(안성기, 설경구, 허준호, 정재영, 강성진등) 등에 있다.
“충무로에서 오래전부터 실미도 소재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를 들을때마다 `내가 하면 잘 할 자신이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던 중 한맥영화사의 김형준대표의 강력한 추천과 직배사가 투자한다는 결정을 덜컥 연출의사를 밝혔으나, 지난 1년간 준비해오면서 하나도 쉬운 것이 없었다”는 강감독은 “사상이나 이념 때문의 마음의 부담보다는 촬영의 어려움에 있다. 북파공작원들의 대부분 촬영이 바다와 위험천만인 암벽타기 등의 고난도 연기다. 그래서 일부 바다 촬영은 이태리 스튜디오를 찾아 촬영된다. 제작비도 100억원에 마추려하는 것이지 마음같아서는 더 오버하고 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3월1일 크랭크 인해 현재 10% 가량의 촬영이 진행된 `실미도`는 10월말까지 촬영을 마치고 내년 구정 개봉할 예정이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