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 이전’ 국회 통과할까

서울 용산 주둔 미군의 2007년 한강 이남 완전 이전 결정이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내달 중순 서울에서 개최될 미래한미동맹 7차 회의에서 최종 조율이 끝나는 대로 기지 이전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하지만 원내 과반의석의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거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어 국회 동의는 `산 넘어 산`이다.당장 소속 상임위인 국방위를 거쳐야 하지만 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강경파 의원이 대거 포진, 진통이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합의서 동의는 17대 국회에서나 논의될 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나라당은 “안보ㆍ예산 대책이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기지 이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홍사덕 총무는 “북한의 장사정포가 하루 50만발의 포탄을 서울에 쏟아 부을 수 있는 상황에서 미군만 사정권 밖으로 철수토록 해선 안 된다”며 “기지 이전안을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철수반대모임` 소속 의원 133명도 “이전안이 국회에 상정되면 결사 저지하겠다”고 성명서를 냈다. 하지만 최병렬 대표가 19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기분 같으면 (용산기지 이전안을) 동의 해주지 않고 싶지만 그런다고 저지가 되겠느냐”고 말해 대처 방안을 둘러싼 지도부내 이견도 감지된다. 미국의 입장이 이미 정해진 마당에 맹목적인 반대보단 미국의 입장이 강경해지도록 만든 노무현 정부의 책임을 묻는데 더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민련은 “서울에 주둔중인 모든 미군기지를 한강이남으로 옮겨 안보공백을 자초하는 것에 결단코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용산 기지 이전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한반도 안보공백 우려와 비용문제 등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창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용산기지 이전 합의는 국민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면서도 “안보 공백 우려 대책을 마련하고 이전 부담금이 축소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반발은 안보상황을 읽지 못하는 정치공세”라고 비판한다.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미사일 시대에 미군부대가 용산에 있는 것과 평택에 있는 것이 무슨 차이냐”며 정부 결정을 지지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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