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국지式 리더십 지금은 안통해

노 대통령은 특히 ‘`열국지’(列國志)를 거론, 일부 내용에 문제를 제기해 주목을 끌었다. 최근 각료제청권 문제를 놓고 여권 핵심부와 갈등을 겪다 조기사표를 쓰고 퇴임한 고 건 전 총리가 지인들에게 돌린 게 바로 이 책이어서 관심을 증폭시켰다. `행정의 달인'이라던 고 총리는 지난 4일 자신의 애독서였던 ‘열국지’를 기자들에게 나눠주면서 ‘의인물용,용인무의’(疑人勿用,用人無疑. 의심스러운 사람을 쓰지않고 한번 쓴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다)가 저의 인사원칙“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이 발언은 다분히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자신에게 눈에 보이지 않게 견제구를 날렸던 청와대 비서실을 겨냥한 것이었다는 해석을 낳기도 했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특강에서 정치지도자의 자질론에 대해 “열국지 시대의 리더십을 갖고와 저더러 (그렇게) 하라는 사람이 있는데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 “리더의 자질로 말 잘하고 대화 잘하고 제스처, 얼굴, 때로는 선동의 능력도 있고 사람 잘 다스리는 것 등이 열국지에 나와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선 이것 없이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나아가 “국민을 어떻게 속일까, 어떻게 격앙하게 몰아붙일까 이런 기술들이 수없이 많고, 특히 그런 것을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조건처럼 쓴 책을 보면 아주 답답하다”며 “가장 정직한게 가장 훌륭한 술수이고, 정치에서 최고의 단수는 투명한 것”이라고 톤을 높여 주의 사람들을 아연 긴장시켰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