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반 이민법 제정 움직임에 대해 재계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산업계에 따르면 의회가 안보논리를 이유로 불법 체류자의 미국 내 거주를 제한하는 법안을 강행하고 있는데 대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위원, 워싱턴 싱크탱크 연구원들이 경제논리를 내세워 반 이민법 제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재계는 현재 실업률이 4.7%에 머무는 등 사실상 완전고용을 실현하고 있는 상태에서 불법 근로자들을 추방해 버리면 당장 노동력과 인력이 부족해 임금과 물가상승을 부채질하는 등 미국 경제를 망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호텔체인인 메리어트의 메리어트 주니어 CEO는 “테러와의 전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이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이민자들을 규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우리는 자신과 가족들의 더욱 나은 생활을 위해 일하는 이민자들에 대한 개방정책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일손이 없어진다면 우리는 비즈니스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는 1,200만 명에 이르는 불법체류자들이 있으며 이중 피고용자는 700만명에 이른다.
이는 미국 전체 근로자의 5%에 달하는 것이며, 농업과 청소업의 경우 이들 불법 근로자의 비중이 각각 24%, 17%를 차지하고 있다.
전미요식업 협회의 존 게이 로비스트는 “미국에서 음식점을 차린다면 접시닦이, 보조요리사, 웨이터, 배달부 등이 필요한데 이들의 대부분은 이민자들”이라고 말했다.
또 브루킹스연구소의 오드리 싱어 연구원은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가금류나 쇠고기를 포장하는 공장 종업원이 미국 사람들이었으나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수 초과, 의료보장 등 불법 이민자들로 인해 사회적 비용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에는 세금을 내는 이민자들이 더 큰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댈러스 연방준비제도은행의 리처드 피셔 총재도 “정치 지도자들은 불법이민 반대조치가 가져올 경제적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의회 입장에 반대의사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