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말하긴 이르지만 경기회복 단계별 준비 필요"

尹재정, 필요성 첫 언급… 실행시점 임박 주목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현재 경기 상황에서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지만 경기회복 단계별로 접근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위기 이후를 대비한 유동성 회수전략인 출구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윤 장관은 7일 서울 회기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열린 한미경제학회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경기가 확실하게 회복될 때까지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회복 이후 출구전략에 대해 윤 장관은 "만약 출구전략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면 언제 출구전략을 쓸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출구전략에 대한 시점보다는 (지금은) 차라리 매우 신중한 분석을 통해 어떻게 탈출할지 논의하는 데 집중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출구전략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던 윤 장관이 '단계적 준비론'을 언급하자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양적완화 정책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우리나라도 위기 이후를 대비하는 전략 실행 시점이 멀지 않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 자체를 금융시장이 조만간 출구전략이 시작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며 "방법에 대해 고민하자는 것은 향후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때를 대비해 정책적으로 준비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이어 민간 투자확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아직 민간 부문에서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다 하반기 재정의 역할도 힘들고 수출 지향적인 경제 구조도 과거만큼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오석 KDI 원장도 이날 기조 연설에서 "한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한 경기회복 신호라고 단정짓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정상화를 준비하고 있는 쌍용차의 자금 지원에 대해 "지금은 구체적인 것을 언급할 단계가 아니고 정부도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하고 있다"며 "관계기관 간에 협의해야 할 것이고 일단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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