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健保공단 효율성 높여 국민부담 덜어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접한 국민은 병이 나지 않았는데도 속이 쓰리다. 방만한 조직운영과 부적절한 급여 관리 등으로 인한 보험재정 손실은 결과적으로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2003년 말 기준으로 1조5,000억원의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건보공단은 인력과 조직 등에서 여전히 방만하다는 지적이다. 2002년 이후 주요 업무가 전산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227개 시ㆍ군ㆍ구에 모두 지사를 두고 있는 것은 80개 지사를 운영하는 국민연금관리공단과 대조적이다. 4급 이상 고위직 직원이 정원의 68%를 차지하는 기형적인 인력구조에다 노조 전임자가 정부 기준보다 7배나 많은 78명이나 되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약효가 뛰어난 저가의 필수의약품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퇴장방지 의약품 제도’도 보험재정만 축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량이 늘어났거나 여러 업체가 생산하는 의약품에 사용장려금이나 원가보전지원비가 지급됨으로써 제약회사 등의 압력이나 로비에 놀아났다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행위별 수가제를 채택하면서 과잉 진료행위가 발생하고 있으며 참조가격제의 도입 중단으로 고가약 사용을 억제하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총 진료비 가운데 본인부담률은 무려 43.6%로 독일의 9%나 일본의 12%에 비해 엄청나게 높다. 더욱이 국민들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가 2003년에 8.54%, 지난해에 6.75%나 인상된 점을 감안할 때 공단이 자랑하는 일부 적자 해소가 갖는 의미는 반감된다. 특히 올해는 단독주택 등의 과세표준이 올라가는 것으로 예고됨에 따라 건강보험료 부담도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난 문제점을 시급히 해결함으로써 건보공단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보건복지부도 경영진단을 통한 혁신방안 등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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