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상환' 발표 씨티그룹, 거센 역풍

주식 매도 쏟아져 주가 7% 폭락… 4개월만에 최저치

미국 정부의 공적 자금을 서둘러 갚겠다고 재무부를 졸랐던 씨티그룹이 시장으로부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17일 오전 9시 뉴욕증시가 개장하자 마자 씨티그룹 주식 매도 주문이 홍수를 이뤘다. 증시 개장단 5분 만에 전체 주식의 30%에 이르는 10억 주의 물량이 쏟아졌다. 전날 주가 폭락으로 미 재무부가 주식매각을 통한 민영화 계획을 보류한데다 저가 신주 발행가격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다음날 기다렸다는 듯 씨티그룹 주식을 일제히 팔아 치웠다. 이날 씨티그룹 주식 종가는 3.20달러. 전날 보다 7.25% 폭락한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주가는 한때 신주 공모가인 3.1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로써 씨티그룹 주가는 공적자금 상환계획 발표하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 11일 3.95달러에서 4일 동안 19% 내렸다. 월가에서는 공적자금 상환분 만큼 씨티그룹이 필요 자본을 끌어 모을 지 의문스럽고 신용 손실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공적자금 상환 시기상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앞서 16일 씨티그룹이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실시한 170억 달러 규모의 신주 청약에서는 공모가를 무려 20% 할인했음에도 유치액은 54억 달러에 그쳤다. 씨티그룹 주가가 폭락하자 재무부는 납세자의 손실을 막기 위해 보유주식 매각을 연기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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