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간담회] 의미.전망.. `재벌개혁 그림' 마무리 조율

김대중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7일 열리는 정재계간담회는 재벌개혁의 완성을 위한 큰 그림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金대통령이 국가신인도의 회복을 위해 연내에 재벌구조조정을 끝마치겠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재벌총수들과 자리를 함께 하기를 자청했기 때문이다. 金대통령은 재벌개혁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 것을 수차례 강조했었다. 金대통령은 당선자시절 재벌총수들과 약속한 5대개혁과제의 이행상황을 되집어보며 약속이행이 미진한 부문에 대해 총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金대통령과 재벌총수들이 약속한 5대과제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제고 상호지급보증의 해소 재무구조의 획기적 개선 핵심부문의 설정과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강화 지배주주및 경영진의 책임강화 등이다. 정부는 5대과제중 핵심부문의 설정과 재무구조의 획기적인 개선이라는 양대과제의 이행이 불충분하다고 누차 지적했다. 따라서 재벌그룹들이 자산, 기업매각 등을 통해 핵심부문설정과 재무구조개선을 달성해 줄 것을 재차 강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와 재계간에는 핵심부문설정과 재무구조개선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슈퍼빅딜 등 몇가지 시범케이스를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하기 위해 막후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2월초에 재벌구조조정과 관련돼 획기적인 사례가 나타날 것이라는 정부고위당국자의 언급도 이를 사전부터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재벌총수들의 사재출연,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슈펴빅딜 등 정부고위당국자의 있따른 언급도 재벌들이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것을 주문한 내용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짧은 준비기간과 재벌들의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로 실질적인 합의가 도출될지는 아직도 미지수인 상태다. 金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만큼 재벌그룹들도 부담스럽다. 때문에 은행들과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는 재무구조개선약정에 추가적인 계열사 정리방안 등을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성의를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약속한 구조조정방향의 실천방법을 둘러싼 5대재벌과 정부의 갈등이 어떻게 조율될지도 주목되는 부문이다. 빅딜과 은행대출금의 출자전환 대상기업선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와 재계는 구조조정을 위해 이를 시행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천에 들어가서는 빅딜의 경우는 빅딜대상업종의 부채감축을 위한 재원을 그룹이 마련해야 하는지, 아니면 은행지원으로 조달하는지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대출금 출자전환대상의 선정을 둘러싸고도 그룹의 핵심역량과 무관한 계열사를 선정하려는 재계과 가급적 핵심계열사를 포함시키려는 금감위의 갈등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는 출자전환 대상기업명단이 공개되는 바람에 해당기업들이 제2금융권의 여신회수 등으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재벌 입장에서는 구조조정의 대원칙에는 공감하지만 정부의 주문에 순순히 응할 경우 오너의 지배력 등 기득권의 상당부문을 포기해야 하는 만큼 원칙에는 합의해도 구체적인 실행에는 이를 옮기기 힘든 부문이 적지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빅딜 대상 7개 통합법인에 대해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순자산상태로 출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는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모기업 또는 계열사가 과중한 채무를 떠맡는 것은 부실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열사 증자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불공정거래로 규정, 과징금을 부과하는 상황에서 빅딜업체에 대한 증자 참여는 논리적으로도 어긋나며, 부채를 계열사가 떠안을 경우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게 재계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빅딜업체와 계열사, 금융권 등 3자가 합리적으로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총수의 사재출연문제에 대해서도 재계는 마땅한 대응방안을 찾지 못해 당혹해 하고 있다. 재계는 연초에 5대그룹의 사재출연을 약속했는데도 이 문제가 또다시 불거져 나온 데는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총수의 재산이 대부분 주식형태여서 숨겨놓은 것이 없는데다 개인명의로 보증을 서고 있어 거액 출연은 어렵다는게 재계 입장이다. 따라서 사재출연과 관련, 어느정도 성의를 표시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여하튼 7일 간담회를 계기로 5대그룹 구조조정의 큰 방향에 대해서는 더이상 논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게 정부 입장이고 재계도 이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날 간단회를 전후해 5대그룹의 구조조정방향이 확정되면서 추가적인 슈퍼 빅딜, 계열분리 등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최창환·권구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