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잇단 악재에 "위험부담 너무 크다" 출범준비 업체도 일정 연기, 사태 예의주시토공, 추가 입주 분양공고등 전면중단 상태정부 자금지원·사태수습 주춤…"대책 절실"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이현호기자 hhlee@sed.co.kr 대북교류 활성화는 물론 내수불황과 중국의 저가공세 등으로 신음하는 중소기업의 대안으로 거론돼온 개성공단사업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하반기부터 2차 분양을 통해 70여개 업체의 추가 입주를 계획하며 본격적인 활성화를 모색하려던 시도가 차질을 빚으면서 개성공단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확산되는 개성공단 진출 포기 움직임=서울디지털 2단지에 위치한 섬유업체 L사의 O사장은 “미국의 강력한 반대로 수출길이 막힐 수 있는 가능성도 문제지만 최근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돌출행동은 개성공단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에는 가장 부담이 되는 악재로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라며 “기존 개성공단입주자협의회의 경영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 녹산산업단지에서 신발제조업체인 S사를 운영하는 K사장은 “개성공단의 원산지 문제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를 기다리며 투자에 나서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며 “개성공단에 짓는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통일부로부터 ‘개성공단기업협의회’의 사단법인 허가를 받아 출범을 준비해온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부분도 공식 행사 일정을 조정하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개성공단사업 흔들리나=개성공단사업 주관사인 토지공사는 1단계 개발이 완료됨에 따라 6월 말 70개 기업을 추가 입주시키고 4만평 규모에 외국기업을 별도로 유치하기 위한 분양공고를 낼 계획이었지만 이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토지공사의 한 관계자는 “개성공단 관련 악재가 계속되고 있지만 분양이 안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내수 중심의 중소업체나 미국과 일본으로 수출하지 않는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모집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입주업체에 대한 정부의 자금지원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중소업체의 개성 진출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입주할 기업에 남북협력기금에서 연 4%의 장기저리로 직접 대출해주는 대신 신용보증기금 등의 간접지원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해 시중은행을 이용해야 하는 만큼 대출금리 등에서 업체들은 기존보다 손해를 봐야 하는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 대책마련 ‘절실’=정부의 사태수습이 만족스럽지 못해 기존 입주업체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개성공단사업의 순항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미국의 개성 제품에 대한 한국산 불인정 자세와 더불어 일부 입주업체의 도덕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개성공단의 미래를 불안케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재영솔루텍의 유승환 현지법인장은 “통일부 개성사업지원단 고위관계자와 입주업체 대표자들이 대책회의를 갖고 논의하고 있지만 정부에서도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는 지켜보고만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주업체인 태성산업의 배태동 대표도 “원산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수출에 애로는 있다”면서 “이 때문에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해 개성과 국내 공장을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구분해 생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토지공사와 함께 중소기업의 개성공단 진출을 지원하고 있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FTA 2차 협상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받는 것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면서 “이는 중소기업의 개성공단 투자는 물론이고 개성공단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입력시간 : 2006/07/11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