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3년 이후의 온실가스 의무감축국 대상과 감축 방법을 결정하는 ‘포스트 교토’ 협상에서 한국이 중국ㆍ인도 등과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지 않고 한국만 전면적 의무감축국에 편입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경우 큰 폭의 성장률 둔화는 물론 산업경쟁력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국무조정실 기후변화대책기획단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독일 부퍼탈(Wuppertal)연구소는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에 편입되지 않은 한국ㆍ중국ㆍ인도 등 주요 6개국을 분석한 결과 한국만 독자 규제가능성이 매우 짙다고 분석했다. 독일 부퍼탈연구소는 유럽의 최고 에너지ㆍ기후 연구기관으로 유럽연합(EU)과 유엔 등의 기후변화정책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관 중 하나다. 부퍼탈연구소는 교토의정서상 의무감축국이 아니면서 온실가스 다배출 국가인 한국ㆍ브라질ㆍ중국ㆍ인도ㆍ멕시코ㆍ남아공 등 6개국을 대상으로 2013년 이후 의무감축국 편입 가능성을 분석했다. 특히 6개국 중 한국만 유일하게 ‘절대적이고 구속적 감축목표 설정 국가(Absolute and Binding Emission Limitation Target)’로 분류했다. 이는 6개국 중 한국만 의무감축국에 편입되고 매우 강한 기준을 적용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부퍼탈연구소는 한국의 경우 비감축조치 대비 20~40%의 배출 감축 캡이 씌워질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반면 멕시코ㆍ브라질에 대해서는 ‘자발적 감축국가’, 남아공ㆍ중국에 대해서는 ‘부분별 감축’, 인도에 대해서는 의무감축국 편입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는 중국ㆍ인도 등은 의무감축국에 편입될 여지가 적고 편입되더라도 일부 분야만 적용되고 방식도 자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은 예외 없이 전분야에서 강제적인 센 감축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한국 경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중국ㆍ인도 등도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하는 데 부퍼탈연구소는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한 셈이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한국만 의무감축국에 편입되면 2015년께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NP)이 0.8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중국ㆍ인도 등과 같이 규제를 받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