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월 5일] 진정한 IT강국 소프트웨어에 달렸다

정부가 4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내놓은 '소프트웨어(SW) 강국 도약 전략'은 명실상부한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로드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한 거래구조 개선 및 공공SW사업 관련제도 개선 등 SW산업 생태계를 재편하고 임베디드SW 등 융합수요 창출을 위해 오는 2012년까지 1조원을 투자, 인재양성과 기술역량 제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범정부 차원의 첫 SW산업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IT산업 환경 및 시장변화와 SW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스마트폰과 아이패드의 돌풍은 SW가 IT제품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음을 말해준다. 기기만 잘 만들어서는 안 되고 좋은 SW를 결합해 소비자들이 다용도로 쉽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야 통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흥행과 수익 등 세계 영화계의 여러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대히트를 한 영화 '아바타'도 SW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세계 SW시장 규모가 반도체ㆍLCD 등 하드웨어(HW)시장을 넘어선 지 오래됐고 지난 2008년에는 전체 IT시장의 3분의1인 1조달러로 커졌다. SW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IT 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IT강국이라고 자부해왔으나 그것은 반도체ㆍLCDㆍ휴대폰ㆍ초고속인터넷 등 하드웨어와 인프라 쪽의 얘기였을 뿐이다. SW 부문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겨우 1.8%에 그칠 정도로 경쟁력이 형편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HW의 경쟁력 유지도 어려워질 것이 틀림없다. 시간이 갈수록 제품 경쟁력의 중심이 HW에서 SW로 옮겨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SW산업은 HW의 경쟁력만이 아니라 안보와 교육 등 전반적 사회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와도 직결되고 그 자체로도 고용효과와 부가가치가 높다. 중소기업의 입지가 좁은 거래구조와 시장상황, 연구개발(R&D) 및 인재양성의 중요성 등을 충분히 반영한 이번 대책은 방향을 옳게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돼 HW에 비해 크게 낙후된 SW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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