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서울포럼 2015] "한·중 문화벤처 협력모델 충분"

■ 부대행사 한중포럼 참석 기업인 릴레이 인터뷰
장샹닝 중국네트 창업자 겸 톈샤후롄 회장
문화소비시장 향후 20년간 어떤 영역보다 빠르게 성장
中은 창업 해방공간… 한국 젊은이에 엄청난 기회 될 것



중국 벤처 창업 1세대로 불리는 장샹닝(43·사진) 중국네트 창업자 겸 네트워크 정보서비스업체인 톈샤후롄 회장은 창업 열풍이 중국의 산업구조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으로 예측했다. 장 회장은 "지난 30년간 중국 정부가 자유경제활동을 격려했다면 앞으로는 자유금융활동을 추진할 것"이라며 "중국의 자유금융활동 대상 지역은 중국을 넘어 한국 등 아시아 지역 전체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베이징 동청취 옹허궁 인근 문화창업 센터인 청탕구이센터에서 만난 장 회장은 자신을 '창업파트너(Founding Partner)'라고 소개했다. 성공한 인터넷 사업가에서 벤처투자가로 변신한 장 회장은 최근 문화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사무실도 베이징에서 가장 아름다운 라마불교 사찰인 옹허궁의 문화투자 센터로 옮겼다. 오는 27일~28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하는 서울포럼에 참석하는 장 회장은 이번 기회에 한국 내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겠다고 말한다. "중한은 지리적 근접성을 떠나 문화적으로도 유사점이 많은 만큼 다양한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 회장은 말했다. 장 회장이 말하는 중국 창업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중국의 창업 첫 성공사례로 꼽히는 중국왕상과 현재 진행 중인 벤처 투자를 소개해달라.

△중국에서는 1995~1996년에도 창업붐이 불었다. 소호 등이 그때 창업했다. 당시 창업자를 중국에서는 '풀뿌리'라고 부른다. 2년간의 준비를 거쳐 2000년 인터내셔널데이터그룹(IDG)과 뉴브리지 등의 투자를 받아 중국왕상을 창업했다. 기업 인터넷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60만개의 기업 고객을 확보한 중국왕상은 2009년 알리바바에 매각돼 타오바오 등의 기반이 됐다. 중국왕상 매각자금이 투자원금이 돼 인터넷 광고업체인 톈사후롄 등을 창업하고 수많은 벤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창업과 관련된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정부는 창업 장애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자유경제활동에서 자유금융활동으로 정책 방향이 바뀌면서 정부의 규제장벽도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본시장 규제는 기업활동에 제약이 된다. 특히 상장제도는 정부가 아닌 시장에 맡겨야 한다. 현재 중국은 이런 점에서 부족하다. 알리바바·바이두가 미국 증시에 상장하고 텅쉰 등이 홍콩에 상장한 이유는 중국의 자본시장이 이러한 큰 기업을 받아들일 만큼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벤처투자 규모가 엄청나다. 벤처투자의 1순위 조건은 무엇인가.

△구체적인 규모를 밝힐 수는 없지만 중국왕상 매각대금에 이어 2006년 미쓰이스미토모·JAIC·MIH(2,400만달러) 등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들어온 자금으로 투자를 시작해 지금은 중국 내 자금을 매칭해 투자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벤처투자의 조건은 '모험'이다. 모험이 성장을 이끈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투자회사는 벤처기업과 함께 리스크를 책임져야 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중국과 한국에서 창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중국의 창업은 자유경제로 한발 더 나아간 해방공간이다. 특히 앞으로 진행될 금융개방은 창업열풍에 기름을 부을 것이다. 이것은 중국은 물론 한국의 젊은 사업가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 금융은 사회 전체의 자산을 소유하던 국유은행의 이익을 사회로 환원시키고 있다. 환원된 이익이 증권시장 등을 통해 기업에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중국에서도 형성될 것이다. 물론 아직은 증시 자체가 강력한 규제에 둘러싸여 있지만 올해 두각을 나타내는 제3시장 등은 변화의 시작이다. 창조·창업이 리커창 총리의 국책사업이다. 중국은 이제 거대한 벤처시장이다.

-구상하고 있는 한국과의 사업협력 모델을 소개해달라.

△서울포럼에 나는 투자자로서 참석한다. 중한은 같은 문화권에 속해 있다. 굳이 차이라면 중국 쓰촨성과 광둥성 정도의 차이다. 문화산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이 지난 5년간 보여준 문화산업의 성공은 일본을 능가한다. 중국에서도 이제 문화소비가 새로운 시장을 열 것이다. 향후 20년간 문화소비는 어떤 영역보다 빨리 성장할 것이다. 중한 문화 벤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자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다.

장샹닝은… 中 최대 네트워크업체 키운 벤처1세대 선두주자

장샹닝 중국네트 회장은 중국 내 벤처 창업 1세대의 선두주자다. 2000년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장 회장은 '중국네트'를 창업해 중국 내 최대 네트워크 업체로 성장시켰다. 장 회장은 이후 중국네트워크정보센터(Chinawi.com)·중국상업텔레콤(PRnews.cn)·자이가오(Narrowad.com) 등의 부속 지능 인터넷 사이트를 중점 개발했다. 이 가운데 '자이가오'는 일일 방문객 수가 2억명을 넘는 사이트로 신랑·왕이·차이나닷컴 등 나스닥에 상장된 업체를 비롯해 약 1,000개 이상의 포털 사이트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장 회장의 천재성은 일찌감치 중국 내에서 주목받았다. 16세에 베이징사범대 이론물리학과에 입학해 17세에 쓴 상대성이론 관련 논문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우수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대학을 자퇴한 장 회장은 1996년 창업을 한 후 1998년 뒤늦게 화중과기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장 회장은 네트워크 정보서비스 업체인 톈샤후롄과 창업투자 전문회사인 창시문화투자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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