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시기가 온 것 같다."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인트호벤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애제자' 박지성(24)의 향후 진로에 대해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히딩크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축구전문지 '풋발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지성에 대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설 등 무성한 소문이 돌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혹시 이번 인터뷰의 영향을 받아 제안이 들어올지도 모르겠다"며 "박지성이 서서히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에인트호벤의 한 관계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주 초기적인 상태이며 제안 액수도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거들었다.
박지성의 이적 문제와 관련해 히딩크 감독은 최근 국내로 복귀한 이천수의 예를들면서 "이천수는 박지성보다 뛰어난 선수였지만 레알 소시에다드로 가기 전에 다른단계를 밟았으면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위리그에서 실력을 갖춘 뒤 빅리그로 옮기는 게 낫다는 지론을 펼쳤다.
그는 또 "박지성은 데뷔 시즌에 발목 부상으로 리그에 적응하기 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며 "부상만 아니었어도 일찌감치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을 것이라는 데 팀동료들도 동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특히 "박지성이 '조금 아프다'고 말을 하면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할 만큼 인내심이 상당한 선수다"며 "이미 2002년 한일월드컵때부터 박지성의 능력을 봐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인트호벤은 이날 홈페이지(www.psv.nl)를 통해 "박지성이 가벼운 발부상으로 30일 FC드웬테와의 리그경기에 나서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히딩크 감독은 "큰 부상이 있는 게 아니며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 4강 2차전에는 출전할 수 있다"며 "허리부상을 당한 보우마와 발목이 좋지 않은호베르트호도 AC밀란전 출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지성은 '스포츠위크' 최근호가 선정한 '위크 엘리트'에 팀 동료인반 봄멜과 함께 선발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위크 엘리트'는 매주 포지션에 관계없이 한주 동안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선수를 뽑는 것.
스포츠위크는 박지성의 선발 이유에 대해 "박지성이 네덜란드에 처음 왔을 때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왔지?'라는 의문을 보였지만 지금은 그런 게 모두 사라지고'뭐든지 가능한 선수'로 바뀌었다"며 "히딩크 감독 역시 이미 그것을 알고 있다"고설명했다.
(헤이그=연합뉴스) 김나라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