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와 ‘야생마’가 하와이 필드를 함께 질주한다.
11일(한국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ㆍ7,068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 PGA투어 소니오픈은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와 양용은(36ㆍ테일러메이드)이 나란히 출전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양용은의 합류로 한국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두 선수가 PGA투어 멤버로서 함께 맞는 첫 시즌의 첫 동반출격이기 때문이다. 나상욱(24ㆍ코브라골프)과 박진(30)까지 4명의 한국 선수가 나오는 이 대회는 관전포인트도 다양하다.
◇최경주 엔진 재점화할까= 6명으로 늘어난 ‘코리안군단’의 맏형 최경주가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주 하위권에 그치며 실추된 세계랭킹 9위의 명예 회복이 급선무다. 후배들 앞에서 ‘우승 시범’을 보이는 것 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플레이가 정교한 선수에게 유리한 코스이기에 불가능하지도 않다.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에서는 31명 중 공동 28위로 부진했지만 3, 4라운드에서 매서웠던 지난해의 면모를 회복했다. 마지막 이틀간 버디 10개(보기 2개)를 쓸어담은 그는 되찾은 퍼팅 감각만 유지하면 일찌감치 시즌 첫 승을 신고할 수 있다. 작년 공동 4위에 올라 코스와 궁합도 맞다.
◇양용은 빅리그 연착륙할까=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한 양용은은 정식 투어 멤버로서 데뷔전을 치른다. 지난해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9차례 투어 대회에 나섰지만 초청 출전이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성공을 거뒀던 그는 2006년 말 유럽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타이거 우즈 등을 제치고 우승하는 ‘상하이 서프라이즈’를 이뤘지만 지난해 양대 투어인 미국과 유럽 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다소 힘에 의존하는 식이었던 그가 작년의 시련 끝에 ‘빅리그급’ 샷과 플레이로 무장을 했는지 지켜볼 일이다. 일본에서 함께 뛰었던 미야자토 아이의 오빠 유사쿠와 1ㆍ2라운드 동반이 호재로 작용할 듯.
◇토종골프냐 본토골프냐= 한국 및 한국계 선수가 늘어나면서 ‘된장 샷’과 ‘버터 샷’의 대결도 흥미롭게 됐다. 최경주와 양용은은 20대까지 ‘독학과 자습’으로 골프를 익혔다. 각각 고향이 완도와 제주로 섬 출신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반면 나상욱과 Q스쿨에 합격한 박진은 유년기에 미국으로 이민, 일찍 좋은 연습환경과 현대적 교습을 접할 수 있었다.
◇톱 랭커들 분발하나= 이번에도 지난해 투어 대회 우승자 31명 가운데 22명이나 출전한다.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에서 세계랭킹 120위였던 다니엘 초프라(스웨덴)에 깜짝 우승을 내준 상위 랭커들의 반격이 예상된다. 세계랭킹 3위 짐 퓨릭(미국), 2005년 대회 우승자 비제이 싱(피지), 로리 사바티니(남아공) 등이 최경주와 우승을 다툴 강호들이다. 초프라, 그리고 그와의 연장전에서 패한 세계랭킹 5위 스티브 스트리커(미국) 등도 만만치 않다. 한편 SBS골프채널이 매일 오전9시부터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