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사상 최대 투자] 휴대폰 안팔려 디스플레이 등 동반부진

■ 실적악화 원인은
IM 영업익 2조대로 60% 급감… "보급형 제품으로 파고 넘을 것"

삼성전자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갤럭시 신화'의 주역인 IT·모바일(IM) 부문 휴대폰 사업의 실적악화에 있다. 휴대폰이 잘 안 팔리면서 휴대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는 물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매출도 줄어드는 등 사업 부문별로 연쇄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한때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0~80%까지 차지했던 IM 부문의 비중이 50%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3·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0조1,000억원이다. 당시 휴대폰 사업은 6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66%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 분기만 해도 영업이익 7조1,000억원 중 4조4,200억원을 휴대폰 사업이 이끌어냈다.

그러나 올해 3·4분기는 최악의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2·4분기 대비 반 토막 난 셈이다.

IM 부문의 실적악화 요인은 삼성전자의 전략스마트폰인 '갤럭시S5' 등 프리미엄 제품의 부진과 함께 하이엔드 제품 판매 비중 축소, 구모델 가격인하 등으로 평균 판매가격(ASP)이 하락하는 동시에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에 따른 마진 축소 등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올 2·4분기 고급형 제품 비중이 40~50%였다면 3·4분기에는 30~40% 정도로 축소된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저가 제품 비중 확대가 ASP 하락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중국 업체의 추격이다. 화웨이와 샤오미·레노버·ZTE 등 중국 스마트폰이 자국 시장인 중국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저가폰 시장을 잠식하며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빼앗고 있다.

김영찬 신한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브랜드 파워를 급속히 키우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며 이익을 챙기기보다는 중저가 라인업 확대를 통해 판매량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신제품인 갤럭시노트4와 함께 보급형 전략스마트폰 제품군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인 SM-A300·SM-A500·SM-A700 등 3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제품은 갤럭시알파처럼 메탈 프레임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4분기에도 휴대폰 사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중장기 지속 성장을 위해 신소재를 활용한 디자인 혁신과 스펙·가격경쟁력을 갖춘 중저가 신규 제품을 대거 출시해 시장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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