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녹색 올림픽' 표방에 염료생산 급감

염료값 한달새 최고 2배로
"일부 수입업자 매점매석도 가격상승 부추켜"
업계 "공장가동 중단할판… 당국 감독 강화를"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염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염색업계가 ‘염료난’에 시달리고 있다. 염료는 80%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중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엄격한 환경규제를 하면서 지난 4월부터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염료생산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염료 수입업자들이 염료가 부족한 상황을 틈타 매점매석행위를 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돼 관계당국의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 달 들어 염료공급량은 연초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염료는 섬유에 색을 입히는 데 사용되는 일종의 물감으로 염색작업에 필수적인 재료이기 때문에 공급부족은 결국 생산차질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맞아 베이징 인근의 생산시설에 대한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지난 4월부터 베이징을 비롯한 인근 지역에 위치한 생산시설 중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업체에 대해 생산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시켰다. 특히 중국 정부는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는 오염물질 생산시설을 가동시키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 공급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시화공단에 있는 한 염색업체 대표는 “2~3개월 전부터 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이 러한 추세라면 8월에는 가동을 중지시켜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일부 염료의 경우 한달 만에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염색공업 협동조합 관계자는 “5월초 kg당 9,200원하던 염료가 매주 1,000~2,000원 오르더니 현재는 1만5,600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에 염색업체들은 일부 염료 수입업자들이 중간에서 매점매석을 통해 가파른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염색조합 관계자는 “수입업자들이 가격이 점점 더 오를 것이라 예상하고 현재 가지고 있는 물건을 잘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간 5,000원이 올랐는데, 최근에는 한 달 만에 6,000원 이상 올랐다”며 “최근의 급격한 가격상승은 중간 수입업자들의 가격통제가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수입업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수입업체 관계자는 “절대적으로 공급물량이 줄어든 상태라 수입업체역시 한달 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점매석이라니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한 “수입가격이 찍혀 나오는 데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며 염색업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업계관계자는 “중국이 녹색올림픽을 표방하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지만 이를 이용해 매점매석을 하는 것은 가뜩이나 힘든 염색업체들을 고사 시키는 행위”라며 “정부당국의 감시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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