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햇살' 보인다] 투자

제조업 "하반기께 본격회복 가능"
기업 올 투자규모 17% 늘려…서비스업은 증가율 15.6%

투자 부문이 기지개를 켜며 봄날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1ㆍ4분기 경기를 최악으로 보면서도 올해 전체적으론 경기호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산업자원부는 국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서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점’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6%가 ‘하반기 이후’를 꼽았다. 한편 35%는 ‘내년 이후’라고 답했다. 기업인들의 투자심리가 긴 겨울을 벗어나 풀리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강남훈 산자부 산업정책과장은 “아직까지 경제회복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경제의 구조적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재정 조기집행, 종합투자계획의 내실 있는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주요업종별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기업(답변 512개사)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5년 투자계획’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올해 총 67조원을 투자, 지난해보다 투자규모를 17.2% 늘렸다. 특히 조사대상 기업 중 3분의2가 지난해보다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변,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67조원의 투자 예정금액 중 4대그룹의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은 여전했다. 하지만 투자증가율은 4대그룹이 지난해 30.7%에서 올해 18.6%로 줄어든 데 비해 4대그룹 이외 기업의 투자증가율은 지난해 12.0%에서 올해 16.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무엇보다 그간 극도의 투자부진을 겪었던 내수ㆍ서비스업의 투자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 투자증가율이 2.2%에 그쳤던 서비스 업종은 올해 투자 증가율이 무려 15.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신세계는 유통업체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의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마트의 신규 점포도 10~12곳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도 적극적인 확장 경영으로 맞서고 있어 유통업계는 올해 4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ㆍ육상운송 등 물류 중심의 금호아시아나 그룹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투자를 3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민간자본을 공공 부문 투자에 활용하는 종합투자계획을 실시, 풍부한 공공투자수요를 앞당김으로써 800조원에 달하는 시중자금의 물꼬를 터주기로 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오는 6월까지 학교ㆍ군인아파트ㆍ하수도 등 공공 부문 투자에 나설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하반기 초에는 사업이 착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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