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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고 변중석 여사의 5주기를 맞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범현대가가 한자리에 모인다. 올 들어 두 번째 만담이고 현대차와 현대그룹 간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여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주목을 끌고 있다.
14일 현대자동차그룹 및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고 변 여사의 5주기 전날인 16일 밤 서울 청운동 고 정 명예회장 자택에서 열리는 제사에 현대자동차 측에서는 제주인 정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부회장이 참석할 계획이다. 현대그룹 측에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 회장과 맏딸인 정지이 현대유앤아이 전무가 참석할 예정이다. 정 회장과 현 회장 간의 만남은 고 정 명예회장의 11주기 제사에 참석한 후 올 들어 두 번째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해 두 회사가 소송을 일단락한 이후 1년여가 흘렀고 지난 3월에도 만남이 한 번 있었다"며 "친지 모임에서 별도의 경영이야기는 없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그룹은 2010년 말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그 뒤 지난해 9월 현 회장의 맏딸 정 전무의 결혼과 맞물려 어느 정도 화해가 이뤄졌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8월 말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던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취하한 데 이어 11월에는 현대건설 인수전과 관련해 현대자동차그룹 임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형사고소ㆍ고발 등 모든 소송을 취하했다. 현대차그룹도 현대그룹 대상 소송을 취하하며 화답했다.
현재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범현대가와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범현대가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현대상선 지분 7.71%를 보유하게 되는 등 현재 총 36.7%의 현대상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현대그룹이 현대상선의 정관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범현대가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 회장 측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현대상선의 지분 44%가량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