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프로그램매매 큰 차질

최근 은행주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이 주가지수선물과 연계시켜 운용해오던 프로그램 매매가 주가지수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트레킹 에러」를 일으키고 있다.「트레킹 에러」란 현물 주식중 일부를 주가지수의 움직임과 연동시켜 바스켓(투자대상 종목군)으로 구성했으나 이 종목들의 움직임이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따라잡는데 실패한 것을 뜻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 투신등 주가지수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프로그램 매매를 위한 현물 주식 바스켓을 구성하면서 주가가 단기 급등한 은행주를 제외하거나 적게 편입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선물옵션 영업팀 관계자는 『최근 주가지수 상승은 은행주 강세에 크게 기인하고 있으나 상당수의 기관투자가들이 바스켓 종목에 은행주를 편입시키지 못한 채 프로그램 매매에 나섰다』며 『이 때문에 주가지수는 상승하고 있으나 기관투자가들이 바스켓으로 구성한 투자종목들의 주가 상승폭은 지수 상승폭보다 적어, 주가지수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트레킹 에러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이후 주가지수선물가격이 현물 주가수준보다 고평가된 후 현재까지 주가지수선물을 팔고 현물 주식을 매수한 「프로그램 매수」 잔량은 2,2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현재 주가지수선물 가격이 현물가격에 근접해짐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를 했던 기관투자가들은 주가지수선물을 되사고 현물 주식을 파는 청산거래를 해야 하지만 크레킹 에러가 심해 이를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주가지수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의 차이가 좁혀져 청산거래를 위한 조건이 형성됐으나 실제 이뤄진 것은 2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증권 전문가들은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에 비해 현재보다 크게 저평가되거나 ▲은행주가 조정을 받거나 ▲은행주 주가 상승 폭보다 지수비중이 높은 대형 우량주의 주가 상승 폭이 커져야 청산거래를 위한 현물 매도잔량이 해소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며 잠재 매물로 대기중인 프로그램 매수잔액이 주가지수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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