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참여 한발 뺀 안철수 향후 행보는

당분간 기부재단 설립 전념할 듯
대선 출마는 부인 안해…"총선 역할론 차단" 해석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21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자리에서 정치 참여 가능성을 부인하는 발언을 함에 따라 그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당시 기자들에게 "미국에서 보니 민주당도 전당대회 잘 치르고 한나라당도 강한 개혁 의지를 가진 것 같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가 많다"면서 "(양당이) 소임을 다하면 저 같은 사람까지 정치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일단 그의 이런 발언을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는 2월까지 기부재단 설립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은 재단 설립에 전념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안 원장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해 24일 "재단 설립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평생 모은 자산을 기부하는 것이어서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안 원장은 재단의 형태와 구성 방향 등을 놓고 최종적인 검토에 들어갔으며 구체적인 인선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이 정치 참여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선 것은 "야권 후보로 강남에 출마할 것이다" "대권수업을 받고 있다"는 식의 과도한 관심에서 벗어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 상황이 지속되면 4월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역할론'이 부상할 수 있는 만큼 그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야권은 끊임없이 안 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내왔고 안 원장이 총선에서 지원사격에 나서주기를 기대해왔다.

그러나 안 원장의 이 발언이 총선이 아닌 12월 대선 출마 가능성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안 원장은 미국 방문 중 기자와 만나 "대선에 출마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은 하지 않고 "세월은 흐를 것"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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