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민주노총 상시 대화채널 만든다

방하남 장관·양성윤 비대위장 합의…일자리 창출 등 의견 조율키로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민주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양측이 상시적인 대화 채널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민노총은 노동 현안을 풀기 위한 대화에 참여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다.

방 장관은 7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을 방문해 양성윤 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등 간부들과 노동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민노총은 이날 간담회에 대해 "당장 해결된 것은 없지만 지속적인 노조와 정부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자는 데 공감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부 관계자도 "오늘 자리가 정부와 민주노총 간 33개월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만남인 데다 대화창구를 만드는 데 합의함으로써 각종 노동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방 장관은 이 자리에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노동계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일자리 창출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정 대화에 민노총이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방 장관은 방문 인사말에서 "새 정부의 고용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민주노총이 조건 없이 대화에 참여해 사회ㆍ노동 현안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

민노총은 이에 "저임금 비정규직 근로자의 열악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상태에서 장관의 방문을 흔쾌히 환영할 수 없다"며 "특히 최근 발표한 노사정 일자리협약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 집착해 양극화와 근로조건 악화만 불러올 것이므로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양측은 상당히 진전된 논의를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민노총이 이 자리에서 쌍용자동차ㆍ현대차 비정규직 등 노사관계 현안 사업장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며 장기투쟁 사업장 대표자들과 만남을 가질 것을 촉구하자 방 장관은 조만간 민주노총 산하 장기투쟁 사업장인 쌍용차ㆍ골든브릿지ㆍ현대차 대표자들과의 면담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고용부는 민노총이 문제를 제기한 공무원노조 설립 허가 문제와 산재 대책에 있어서도 해결 의지가 있으며 이와 관련한 실무적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방 장관의 민주노총 사무실 방문 과정에서 공무원노조ㆍ쌍용차지부 노동자들이 입장을 가로막고 노동계 요구사항을 주장해 10분가량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간담회에 들어가서도 민주노총이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