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지방도시 일부 해제가능성 제기 불구 정부 구체적 움직임 없어 시장 혼란 가중 업체들 잇단 공급연기…미분양도 눈덩이
입력 2004.11.03 16:28:03수정
2004.11.03 16:28:03
지방 대도시의 투기과열지구 해제 여부가 부산 등 영남권 분양시장 변화를 가늠할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7월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으로 부산 등 투기과열지구 중 일부 지역의 해제 가능성이 제기된 후 해제 시점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지만 아직 구체적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해제 시점 전후로 투자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됐던 부산 등 영남권은 상당수 아파트 분양이 지연되거나 이미 공급된 단지도 투자수요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상반기부터 분양이 계획됐던 부산 남구 용호동 일대 1,149가구 규모의 LG매트로자이는 11월 분양을 예상할 뿐 구체적인 청약일정은 잡지 못했다. 지역수요 위축이 지속되자 투기과열지구 해제 가능성을 고려한 후 분양시점을 결정한다는 내부방침만 정했다.
해제 시점과 인허가 문제로 당초보다 2~3개월 일정이 지연됐던 부산 남구 용호동 SK뷰(3,000가구)는 오는 19일 견본주택을 열기로 했다. 더이상의 일정 지연은 금융비용 등 부담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산 지역에서만 9,000가구 규모의 건설 수주를 확보한 S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부산ㆍ대구 지역은 1순위 재당첨 금지 제한으로 청약통장은 되도록 아껴둔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주택시장 침체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해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분양단지의 청약률마저 20~30%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산은 지난해 11월 시 전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이후 미분양이 적체돼 현재 미분양 아파트가 1만2,000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전지역이 묶인 대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10월 말 대구 달성군에 분양된 달성래미안(1,451가구)은 투기과열지구 해제 기대감이 사그라지면서 순위 내 청약경쟁률도 최종 0.96대1에 그쳤다.
당초 이 단지의 경우 인터넷ㆍ전화를 통한 사전예약자만 1만여건을 넘는 등 청약열기가 일었다. 하지만 최근 투기억제책을 완화할 경우 투기 현상이 재현될 소지가 높다는 정부 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해제 여부조차 불투명해지자 청약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