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닮고 싶고 살고 싶은 나라"

이란인들, IT기술 높이 평가… 한류 드라마도 인기


한국인들이 느끼는 이란의 이미지는 베일에 싸인 은둔국가라는 인상이지만 이란인들이 느끼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그렇지 않았다. 중동의 강대국 중 하나인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미국 등과 갈등을 빚으며 국제 사회에 '앙팡테리블(enfant terrible, 문제아)'로 비쳐져 왔다. 하지만 경제개발 단계에 있는 이란에서 한국은 정보기술(IT) 강대국이라는 위상이 매우 높다. 이란에서는 의사나 교수, 교사 등의 봉급이 작은 반면 기술자들은 우대받는 경향이 강해 IT 강국인 한국에 대한 인상도 매우 긍정적이다. 수도 테헤란 거리에서 기아차의 중고 프라이드를 찾는 것은 매우 쉬운 일로, 프라이드 자동차는 이란 내에서 국민차이자 '부의 상징'처럼 통용되고 있다. 또한 누군가 삼성 애니콜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다면 그는 매우 잘나가는 젊은이일 확률이 높다. 이밖에도 현지 교민들은 테헤란 전자상가 밀집 지역에서 삼성, LG 양사의 가전제품 판매율이 75%에 달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란인들은 또 축구를 국기처럼 사랑하다 보니 만만찮은 아시아의 강호 한국을 생각 이상으로 친근하게 여기고 있다. 이란을 여행한 송모씨(30)는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해서 한국이라고 대답하면 남쪽이냐 북쪽이냐는 질문을 받는 건 매우 힘든 일인데 시골 관광지 이란인들이 그렇게 물어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란에게 북한은 '혈맹'에 해당하고 한국은 닮고 싶은, 살고 싶은 나라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란 내에서 '한류'도 매우 폭발적인 현상이다. 특히 이란국영방송(IRIB)에서 주말 황금시간대에 방영했던 드라마 '대장금'은 80% 가까운 시청률을 보여, 작품에 출연했던 탤런트 양미경이 지난달 현지 사인회를 갖기도 했다. 당초 주연 배우인 탤런트 이영애의 초청 가능성도 검토됐으나 이란 이맘(종교 지도자)들이 그녀의 이미지가 이란에서 최고로 추앙받는 여선지자 파테메를 떠올리게 한다며 반대했다는 후문까지 전해질 정도다. 이란은 한국과의 수출입 규모가 지난 2007년 기준으로 약 100억 달러에 달하는 서아시아의 주요 교역국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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