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철 수시로 나른하고 피로감이 느껴지면 춘곤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달 이상 장기간 지속되면 만성피로 및 간염 등 간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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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쌀쌀함이 느껴지는 봄날씨 때문에 낮에 꾸벅꾸벅 조는 춘곤증을 겪는 직장인들이 아직도 많다. 춘곤증은 통상 봄철에 1~3주간 정도 지속되다가 사라지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만성피로로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또 한달 이상 피로증상이 계속될 경우에는 간기능이 저하된 간염 등의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뒤늦은 춘곤증 극복하려면 아침 꼭 먹어야=춘곤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겨울철 피로회복에 관계되는 비타민AㆍCㆍD의 소모량에 비해 섭취량이 부족해 비타민 결핍의 한 증상으로 오기도 한다. 또한 운동량이 줄어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뇌로 운반되는 산소량이 적어져도 춘곤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려면 충분한 영양섭취와 수면,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 아침식사를 챙기고 비타민이 풍부한 제철 채소ㆍ과일 섭취를 늘려야 한다. 아침을 거르면 피로감을 더욱 쉽게 느끼게 되고 점심에 과식하게 돼 춘곤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점심은 가볍게 먹고 아침을 꼭 챙기는 습관이 중요하다.
아침식사가 부담스럽다면 바나나 1~2개 정도를 챙겨먹어 보자. 바나나 2개는 밥 한 공기와 거의 맞먹는 열량을 지녀 밤 사이에 소비된 에너지를 공급하기에 충분하다. 바나나 탄수화물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고 소화가 잘돼 아침밥을 흔히 거르는 사람들에게 더욱 좋다. 음식을 먹으면 소화시키고 에너지를 보충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반면 바나나는 10~20분이면 위를 통과할 정도로 소화가 빨리 되기 때문이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점진적으로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춘곤증 극복에 효과가 있다. 처음에는 주 3~4회, 30~40분가량씩 약간 빠른 속도로 걷기 운동을 하고 어느 정도 적응되면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춘곤증은 대부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극복되지만 신체 적응력이 약한 노인 및 저혈압ㆍ빈혈 증세가 있는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피로감이 더하고 무기력증을 호소할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봄철 피로, '간 때문'일 수도=그러나 봄날 피로의 원인이 일시적 춘곤증이 아닌 '간 때문'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데도 지속적인 피로와 권태감ㆍ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정확한 검진이 필요하다.
우선 의심할 수 있는 것이 간염이다. 간염이란 간세포 및 간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간염은 종류가 다양한데 발생원인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간염의 주요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알코올, 여러 가지 약물 및 자가면역 등이 있다. 간염은 지속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는데 만성화하면 위험성이 높아진다.
만성간염이란 6개월 이상 계속되는 전반적인 간의 염증상태를 말한다. 만성간염의 원인 중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이 가장 흔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간염 바이러스 중 BㆍCㆍDㆍG형 간염 바이러스가 만성간염을 일으키며 우리나라에서는 B형과 C형이 많아 예방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만성간염은 장기간에 걸쳐 간세포를 파괴하고 재생하는 과정이 반복돼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과 한국인 사망률 2위 암인 간암의 원인이 된다. B형 만성간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만성간염의 원인으로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C형 간염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B형 간염 다음으로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C형 간염은 만성화 비중이 높아 B형 간염과 함께 위험 간염에 속한다. 특히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고 급성간염을 앓은 후에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며 약 70~80%가 만성간염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진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검진 비율은 매우 낮다. 현재 B형 간염 검진은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에 B형간염표면항원과 B형간염표면항체 검사가 포함돼 있어 기본적인 검진이 가능하지만 C형 간염은 포함돼 있지 않다. C형 감염은 기본검진 항목이 아니기 때문에 진단의 필요성을 잘 모르거나 조기 진단기회가 많지 않아 C형 간염 환자인지도 모른 채 만성화해 치명적인 간경변ㆍ간암으로까지 발전되는 경우가 많다.
◇간염예방 위해서는 개인위생 철저히 해야=피로는 물론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간질환으로부터 간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만성간염의 예방과 검진ㆍ치료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는 예방이다. 만성화하는 B형과 C형 간염은 모두 혈액감염이 원인이다. 피어싱이나 문신ㆍ침술 등 혈액에 오염된 도구로 감염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불법 시술을 삼가고 손톱깎이ㆍ면도기 등을 개인별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B형 간염은 예방접종으로 예방, 관리할 수 있다.
둘째는 검진이다. 만성간염은 조기 검진해 치료할 때 치료효과가 더 높아진다. 특히 C형 간염의 경우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 C형 간염에 걸린 한국인은 현재 1~1.7%로 추산되지만 유병자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본인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검진을 통해 감염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간염은 진행기간이 길지만 간경화와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만성 C형 간염의 30~40% 정도는 간경화, 1~4%는 간세포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C형 간염의 경우 80%가 완치되는 효과적인 약제가 개발돼 있어 조기에 치료하면 간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C형 간염 치료제는 과거 인터페론 단독치료로부터 최근의 페그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합요법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김창섭 간사랑네트워크 원장은 "만성간염은 증상이 특별히 나타나지 않지만 증상이 있는 경우 흔히 춘곤증으로 불리는 경우와 비슷해 위험신호를 놓칠 수 있다"며 "평소 B형ㆍC형 간염 검진을 철저히 하고, 특히 요즘 같은 때 춘곤증이 지나치게 길다고 느껴질 경우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건조한 피부 보습 신경 써야=4~5월은 잦은 황사 등으로 건조함이 극에 달해 피부 각질을 딱딱하고 두껍게 만들어 잔주름을 유발한다. 심해지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갈라지는 건성습진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적절한 수분과 유분 공급이 중요하다.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보습제를 자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샤워나 세안은 미지근한 물로 하고 때수건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우나에서 지나치게 땀을 뺀다거나 자주 목욕하는 것을 피하고 아파트ㆍ건물 등 건조하고 밀폐된 공간에서는 자주 환기하거나 가습기를 틀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기미ㆍ주근깨도 기승을 부린다. 기미는 피임약 복용, 스트레스, 유전적 영향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생기지만 봄여름의 강렬한 자외선이 주범이다. 외출 때 자외선차단 크림을 바르고 모자나 선글라스를 반드시 착용한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피부는 몸의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환절기에 몸이 지치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가 필요하다"며 "평소 자극적인 음식, 술, 담배를 멀리하고 물과 비타민CㆍE가 풍부한 음식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타민C는 감귤ㆍ토마토ㆍ딸기와 신선한 녹색채소 등에, 비타민E는 쌀겨ㆍ참깨ㆍ콩ㆍ해바라기씨 등에 다량 함유돼 있다. 가능한 한 밤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 7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피부보습에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