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식형펀드에 유입된 자금 중 절반 가량이 상위 10개 펀드에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펀드간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이 연초 이후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10개 펀드를 조사한 결과 이들 펀드로 총 4조9,223억원이 유입됐다. 이는 전체 주식형펀드의 순자산 증가액 10조596억원의 48.9%에 달한다. 작년 한 해동안 주식형펀드 순자산 증가액에서 상위 10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9.54%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할 때 특정 펀드로의 자금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것. 가장 많은 돈이 들어온 펀드는 미래에셋투신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 1(C-A)’으로 올들어 펀드 순자산이 1조1,133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1일 현재 순자산규모는 2조607억원으로 국내 최초로 자산 2조원짜리 펀드로 떠올랐다. 이 펀드는 업종 대표 우량주에 장기투자하는 적립형 펀드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적립식펀드 붐’을 일으킨 주역. 적립식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벌써 지난 한해 자산증가액(8,650억원) 보다 훨씬 많은 돈이 몰렸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8.82%로 부진하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부터 플러스로 반전하며 만회하고 있다. 뒤를 이은 펀드는 한국운용의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 1Class A’이다. 삼성그룹의 14개 계열사에만 집중 투자해 올들어 주식형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9,863억원의 펀드자산을 늘렸다. 올들어 9.5%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인디펜던스주식K- 1’과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 2(CLASS-A)’은 각각 5,260억원, 3,846억원이 늘어나 증가액에서 3, 4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 계열 운용사의 상품들은 공격적인 운용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는 데다 은행권 등 판매망을 선점해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이 인기의 비결인 것으로 분석된다. SH운용의 ‘미래든적립식주식 1’(증가액 3,824억원)과 KB자산운용의 ‘광개토일석이조주식’(3,389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들 펀드는 운용사가 시중은행과 계열관계에 있어 든든한 판매망을 확보해 자금유입이 원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10대 순자산증가 펀드 중 5개 펀드에서 올들어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올들어 순자산금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펀드는 SEI에셋운용의 ‘세이고배당주식형’으로 작년에는 5,689억원이 증가했으나 올들어서는 3,540억원이 줄었다. 한국운용의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A- 1ClassA’도 지난해 5,362억원이 들어왔지만 올해는 2,733억원이 빠져나갔다. 또 마이다스운용의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 C’, 신한BNP파리바운용의 ‘프레스티지고배당주식 1’, 신영투신운용의 ‘프라임배당주식’ 등 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이 부진했던 배당주 및 가치주 펀드에서 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