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퇴임을 앞둔 어윤대 회장에게 스톡그랜트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스톡그랜트를 받게 될 경우 KB금융 회장 가운데 어 회장이 처음으로 수령한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008년 9월 지주회사 출범 당시 스톡그랜트 제도를 도입했다. 스톡그랜트(stock grant)는 경영 실적과 주가 수준 등에 따라 경영진에게 주식이나 주식에 준하는 현금을 주는 제도다.
어 회장은 퇴임 후 1년 후부터 3년에 걸쳐 스톡그랜트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지난 2008년 초대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황영기 전 회장도 스톡그랜트 대상이었지만 ‘최소 2년을 재직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스톡그랜트를 받지 못했다.
현재 KB금융의 전·현직 임직원 24명에게 부여된 스톡그랜트는 총 32만844주에 달한다. 평균 1만3,000여 주씩 가지고 있는 데 20일 종가(3만5,050원)로 환산하면 1인당 4억7,000만원의 가치다.
더욱이 어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거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받게 될 스톡그랜트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황 전 회장은 8만 주 가량의 스톡그랜트가 예상됐다. 이와 같은 수준을 받게 되면 어 회장은 28억원 상당의 주식은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어 회장이 우리금융이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실패하고 재직 중 주가도 급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톡그랜트를 별로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금융계에서는 한편 스톡그랜트 제도에 대해 보다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하나금융, 신한금융 등 여러 금융지주사가 스톡그랜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개인별로 얼마나 부여하는지 공시하지 않아 투명성이 크게 떨어진다. 자칫하다가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금융지주 회장이 거액의 스톡그랜트를 챙겨가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