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활개

대차잔고 이달에만 3조3,000억원 늘어…공매도 거래대금도 올 최고치


그리스를 중심으로 유럽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증시에서 공매도가 기승을 부리고 고 있다. 이달 들어 대차잔고가 36조원까지 늘어나면서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금액도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로 증시 전체의 거래가 부진한 상황에서 공매도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서 앞으로 증시 수급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8.43포인트(3.08%) 내린 1,840.53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5,000억원어치 내다팔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증시가 부진한 틈을 타 공매도 세력이 늘어나면서 하락폭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공매도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경우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매도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전략이다. 빌린 주식을 비싸게 팔아놓고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아 차익을 얻는 것이다.

실제로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5일 현재 대차잔고는 36조6,018억원으로 이 달 들어서만 3조3,227억원이 늘어났다. 대차잔고 증가는 자연스럽게 공매도로 연결되고 있다. 이달 들어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75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200종목 거래량 가운데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에는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1%~2%에 머무르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특히 공매도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삼성전자에 몰린 공매도 규모는 23만5,237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 전체 거래량의 11.6%를 차지했다. 각종 악재에 공매도까지 가세하며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6% 이상 급락하며 123만원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수급이 꼬인 현 상황에서 공매도까지 가세할 경우 증시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11거래일째 순매도로 일관하며 수급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공매도 자체만으로는 증시 하락을 주도할 수 없겠지만 해외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매수주체가 없는 상황에서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촉매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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