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경북 영천에서 열린 제1회 전국 지구력승마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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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스포츠 승마, 생활 스포츠 변신 '박차'
[리빙 앤 조이] FTA 대비 '즐기는 축산' 육성 마사회·농림부, 팔 걷고 나서 "관광 연계" 지자체 관심도 한 몫
우현석 기자 hnskwoo@sed.co.kr
지난해 10월 경북 영천에서 열린 제1회 전국 지구력승마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
전국에 걸쳐 승마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골프 일변도로 흘러가던 고급 레저 산업에 구미(歐美)의 귀족 스포츠인 승마가 다리를 걸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FTA환경 아래서 농촌의 활로를 찾기 위해 농림부와 마사회가 주도하고, 지자체와 축산 농가가 뒤따르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국민의 웰빙 레저 취향에 부응해 일고 있는 승마산업의 새 바람을 조망해 보았다. /편집자주
■먹는 축산에서 즐기는 축산으로
KRA 한국마사회가 국산마 생산 중장기 계획을 완료한 것은 지난 2006년.
2001년 수립한 경주마필의 자급률 75%를 달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의 일단이 마무리 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는 곧 바로 말의 과잉 생산이라는 잠재적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말의 소비확대가 절실해진 것이다.
마침 FTA체제 아래서 쇠고기 및 돼지고기 수입개방으로 존립 위기에 내몰린 축산 농가 구제에 골몰하던 농림부의 눈에 남아 돌기 시작한 말들이 눈에 띄었다. 농가 소득원 발굴, 농지축소에 따른 농촌 경관산업 활성화를 위해 승마 활성화가 자연스레 대안으로 떠올랐다. 생활 승마 활성화 정책은 소득 증가로 고급화 하고 있는 국민들의 레저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측면에도 부합했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농촌체험을 하러 오는 도시민을 대상으로 고품격 레저인 승마를 보급하자는 복안을 수립했다.
농림부의 이 같은 정책 방향은 잇따른 사행성 시비로 입지가 좁아진 KRA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도 절실한 것이었다.
관광 산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자체들에게도 승마 활성화는 구미가 당기는 사업이다. 현재 전국의 모든 광역 자치단체들이 승마장 건설에 뛰어들고 있는데 가장 적극적인 경기도와 경상북도는 마사회와 MOU를 체결했고, 여타 지자체들도 너나 없이 승마장을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부의 축산업발전기금 지원을 통해 지난해 전국 지자체에 새로 생겨 난 승마장은 모두 16곳. KRA 한국마사회는 실태조사를 통해 승마장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말 진료, 사육 등 효과적 지원 시스템을 연내에 구축할 계획이다.
■높아지는 지자체들의 관심
선진국의 경우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 승마산업이 활성화 하는게 일반적인 추세다.
대체로 소득이 1만5,000달러 언저리에서는 골프가, 4만 달러를 넘어서면 요트가 인기 레저로 부상한다. 이 같은 선례에 비추어 지자체들은 지금이 승마장 건설의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우재 KRA회장은 “일본 역시 15년 전까지만 해도 경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다”며“하지만 이후 승마의 활성화로 전국에 7,000곳의 승마장이 생기면서 경마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좋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의 경우 승마용 마필이 통계상 100만 두 정도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150만 두에 육박한다”며“이를 근거로 추산하면 독일인구 8,000만 명 중 800만 명은 승마 혹은 마필 생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관련 산업 규모는 연 20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한편 승마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지자체는 경기도. 김문수 지사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기도는 도 차원에서 수도권의 레저 수요 흡수와 도내 농가의 소득원 발굴을 위해 승마를 미래 산업으로 발굴,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KRA와 MOU를 체결, 2,400억원을 투입해 83㏊규모의 말 육성ㆍ조련 시설, 162㏊의 농가형 승마장과 종축장 등을 설립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경마와 승마를 복합한 말 휴양소 설치 및 쾌적한 장외 마권판매시설까지 구상하고 있다. 경기도는 승마를 통한 장애인 재활센터도 함께 계획하고 있다. 경기도가 부지를 제공하고, KRA가 시설을 운영하면 비용절감 등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양측의 생각이다.
경상북도도 이미 승마 활성화에 팔을 걷고 나섰다.
새경북 기획단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낙동강 프로젝트’중 친환경 관광 사업으로 승마, 승마 트레킹 등을 포함시켰다.
우리나라 전체 한우 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이 지역은 FTA이후 대안 사업으로 승마 등 마필 관련 사업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영천, 구미, 봉화를 축으로 하는 낙동강 수계중 ▦구미시는 승마장 사업지원 대상자로 선정됐고 ▦영천시는 오는 3월 승마장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으며 ▦상주시는 2010년 유니버시아드 승마대회 개최를 (3월1일 하얼빈에서 집행위에서 결정)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 엄영호 KRA마사전략팀장은 “함안은 부산경마장 배후기지, 경북은 생활 승마, 영천은 지구력 경주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등 컨설팅을 통해 권역별로 사업이 중복되지 않도록 적절히 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그래야 마필 생산을 통한 농촌경제 활성화 노력이 일회성 생색내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윤영 KRA마사전략팀 과장은 “이에 따라 산업적, 지역적 파급 효과 등을 분석한 로드맵을 오는 5월까지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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