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 · 카드사, 장기차입 비중 늘린다

단기 중심서 벗어나 2~5년만기로 전환… 조달창구도 다변화


장기차입을 꺼리고 금리가 싼 단기자금을 중심으로 자금운용을 해온 카드 및 캐피털사들이 차입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금구조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여신전문 금융업체들은 최근 자금조달 시장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자 잇따라 차입구조 장기화나 차입창구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카드ㆍ캐피탈은 이 달 초 5회에 걸쳐 총 2,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만기 5년, 금리 6.4~6.5%의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현대캐피탈은 총 조달잔액 가운데 만기 1년 이상 차입금 비중이 지난 3월 말 56.3%에서 5월 말 59.1%로 상승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만기 1년 이하 채권보다 2%포인트가량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하면서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 것은 잠깐의 금리차익을 노리기보다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5년 만기 채권이 소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시장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도 올 2ㆍ4분기 들어 9일까지 조달한 총 2,940억원의 자금 중 2,700억원을 3년 만기 채권을 통해 마련했다. 또 오는 15일에도 각각 만기 2년 및 3년물 채권을 판매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 민간채권평가 3곳이 9일 현재 3년 만기 카드채에 대해 매긴 평균 금리(민평금리)는 5.39%로 3년 만기 국고채보다 1.36%포인트 높은 수준인데 이정도면 자금조달금리나 차입여건이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은캐피탈은 채권발행을 통해 확보한 조달자금 잔액 1조8,000억원 중 대부분이 만기 2년을 조건으로 들여온 자금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캐피탈은 5월 말 현재 총 4조3,500억원의 조달 잔액 중 1년 이하 단기 차입은 32%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특히 하반기 중 해외에서 장기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자산담보부증권(ABS)을 통한 자금조달의 비중을 현재 30%선에서 하반기 중 20~25%선까지 낮추는 등 자금조달처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역시 1년 이상 자금조달 비중을 높이는 등 자금조달 포트폴리오를 안정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 4~5월에 차입한 총 1,700억원(회사채 포함)을 전액 만기 1~3년 조건으로 조달했다. 롯데카드도 현재 조달자금 잔액 중 만기 1년 이상 조달자금 비중이 63.3%에 이르는 등 차입자금 만기 안정화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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