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동반 하락세… 큰 손 국민연금도 울상

양사 투자 비중 높아 2조 이상 손실 불가피

최경환발 증시상승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등 시가총액 1~2위 기업이 부진하면서 자본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도 덩달아 울상을 짓고 있다. 6월 말 기준 447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기금을 주무르는 국민연금의 특성상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에 투자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일 전날 대비 0.42% 하락한 11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쳐 4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이에 앞서 전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119만4,000원에 장을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는 2012년 9월6일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120만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현대차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전날 대비 1.55% 하락한 2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쳐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두 대형주의 부진은 국민연금의 수익률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지분 7.7%(평가금액 15조5,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은 지난 4월 공시에서 현대차 지분율이 기존 6.99%에서 8.02%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지분을 많이 들고 있기 때문에 현재 기준에서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은 12월30일의 종가가 137만2,000원이었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식 수가 지난해 말과 같다고 가정하면 평가금액은 13조4,3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조원 이상 줄어든다. 현대차의 경우 마지막 변동일인 지난 2월26일의 종가가 23만6,500원이었다. 현대차 역시 당시(1,765만5,300주)와 주식 수가 변함 없다고 가정할 때 평가 금액은 4조1,755억원에서 3조9,195억원으로 2,500억원 이상 쪼그라든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 하락만으로 국민연금은 2조3,000억원 이상의 평가 손실을 보는 것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기금 특성상 일시적인 투자 손실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 운용을 해야 하는 만큼 특정 기간의 손익을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는 없다고 지적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연구원은 "특정 시기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기관투자가이기 때문에 단기간의 시장 움직임이 아닌 국민연금만의 운용철학과 투자 시기를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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