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1일 지난 5월과 8월에 이어 세 번 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청와대가 밝힌 대로 이번 개편의 큰 특징은 전문성을 위주로 한 적재적소 배치와 정책실행력 강화로 압축된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인적 물갈이가 불가피했고 조직체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뜯어보면 청와대가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조직은 참여정부 출범초기부터 일보다는 이상에 치우쳐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부처담당 수석비서관제 부활했나=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정책실의 기능 재편이다. 청와대는 정책기획.정책조정.정책관리비서관실로 짜여져 있던 정책수석실을 정책기획.산업정책.사회정책비서관실로 개편했다. 업무 중복과 혼선, 보고라인의 혼재를 피하고 부처별 정책점검과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어떻게 보면 담당수석이 각 부처의 업무를 관장하던 옛 청와대조직체계가 접목된 셈이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대해 “각 비서관실을 분장하는 것으로 각종 정책 상황에 대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점검을 하겠다는 조치이지 기본적인 컨셉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책기획위가 국정과제 총괄 =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균형, 정부혁신등 각종 국정과제는 정책실장의 손을 떠나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 이종오)산하로 옮겨간다. 청와대는 이를 위해 정책기획위 안에 국정과제를 맡을 비서관실인 사무처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으로 기능이 대폭 축소된 정책실장은 대(對) 국회를 포함한 대외 업무를 맡도록 했으며, 정책수석은 부처 정책과제 점검과 관리업무를 다루게 된다.
◇인사보좌관실 개편 = 인사보좌관실이 인사수석실로 개편돼 기능과 인력이 대폭 보강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기존 인사1, 2비서관은 인사관리.인사제도.균형인사비서관 등으로 신설, 개편됐다. 새로 임명된 비서관들은 모두가 외부에서 수혈된 인사들로 청와대가 이번 조직개편에서 전문성 살리기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가를 엿보게 한다. 이권상(50) 행자부 인사국장, 김판석(47) 연대 행정학과 교수, 정영애(48) 충북도 여성정책관이 각각 인사관리.인사제도.균형인사 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전체적으로는 기능정비와 역할 재조정, 일부 조직 신설을 통해 `2실장 5수석 6보좌관 35비서관실`에서 `2실장 6수석 5보좌관 32비서관실` 체제로 전환시켜 기존의 큰 틀은 유지했다는 평가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