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이사람] 서창석 롯데백화점 CRM팀장

“남양주에 사는 고객들이 롯데백화점을 찾을 경우 거리상으로 가까운 청량리점 보다는 잠실점을 찾습니다. 교통망 연결이 잘 돼있어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전단지 발송, 고객관리 등은 잠실점 위주로 접근합니다” 서창석(47)롯데백화점 고객관계관리(CRMㆍ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팀장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전투를 앞둔 작전참모의 결의와 어떻게 해서든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어 보려는 장사꾼의 속내가 묻어났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CRM이란 쉽게 말하면 기업 내외부 자료를 분석, 고객 특성과 관련된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고, 지원하며, 평가하는 과정이다. CRM의 의미는 추상적이지만 그 메커니즘은 구체적이다. 소비자들의 특성을 모르고서는 백화점이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CRM프로그램을 열고 OO동의 OO아파트의 OO동을 클릭하면 건물 평면도가 모니터에 펼쳐지는데 어느 집이 롯데백화점 카드 고객인지, 최근에 무슨 상품을 구입했는지가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백화점 관련 부서에서는 이 같은 자료를 근거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 영업에 활용한다. 서팀장은 “2세대 AMS(Apt Map Solution)이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을 지난해 5월부터 개발, 올 2월에 완성했다”며 “경쟁 업체들 보다 탁월한 기능을 가졌음에도 비용은 약 10억원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덧붙여 “아파트 정보를 자료화 하는데 보통 6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이 시스템은 입주부터 정보 축적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라고 밝혔다. 서팀장은 또 “이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롯데백화점을 한 번 찾은 고객이 단골이 되는 비율은 31%인 반면, 두 번 찾은 고객이 단골이 되는 비율은 71%나 됐다”며“이 같은 자료를 새로운 고객 창출에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비를 유도하려는 전략이 이토록 첨단화됐다면 고객 지갑 열기는 식은 죽 먹는 것 처럼 쉬울 것 처럼 보였다. 그래도 백화점 경기가 안좋은 이유를 묻자 서팀장은 “올 하반기 부터는 조금씩 회복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마술상자 처럼 보이는 CRM프로그램으로 경기회복 처방전을 만들어 낼 방도는 없는 것일까….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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