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TPP 참여가 시장 확대… 손실보다 이득이 크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우리나라가 배제될 경우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 초래될 것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4단체가 23일 개최한 'TPP 기업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은 TPP 참여가 제조업 수출증대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불참 가능성을 우려했다. TPP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일본을 비롯해 호주·캐나다·뉴질랜드·싱가포르·칠레·말레이시아 등 총 12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현재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우리로서는 TPP에 득(得)과 실(失)이 모두 존재한다. 대외의존도가 90%에 이를 정도로 개방된 우리 경제상황에서 TPP 참여는 시장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참여한다면 TPP 발효 후 10년간 2.5~2.6%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가 있지만 불참할 경우에는 0.11~0.19%의 실질GDP 감소효과가 있다는 대외경제연구원의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밖에도 원산지 누적기준 적용에 따른 특혜관세 혜택으로 수출증대가 기대되고 통관절차 원활화와 기술무역 장벽 해소 등 비관세 장벽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TPP 참여시 가장 큰 손실요인으로는 일본 기업들의 국내 시장 잠식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 비해 관세율이 낮고 비관세 장벽이 높은 일본과의 교역에서 관세가 철폐될 경우 우리가 더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TPP가 중국 견제용이고 이에 대한 중국의 반감이 있는 만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정치·경제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과 이달 TPP 각료회의 및 고위급회의에서 협상이 급진전되며 더 이상 저울질만 할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다. TPP가 대일 경쟁력 취약 부문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세계 GDP의 약 38%를 차지하는 아태지역 거대시장이 태동하는 격변의 현장에서 스스로 발을 빼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 수 없다. 영국이 유럽공동체(EC) 태동 때 원년 멤버에서 빠지는 바람에 독일·프랑스에 뒤처진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TPP라는 세계 최대 규모 경제블록에서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어느 정도 입장료를 지불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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