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긴급 부양책에 상승세

뮤추얼펀드 법인세 징수 잠정 유예 발표
거래세 인하등 어려워 대폭반등은 힘들듯


중국 정부당국의 긴급 증권시장 부양책에 상하이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증권거래세 인하등 직접적인 부양이 어렵고 물가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의 정부 역할도 제한돼 있어 당분간 대대적인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가 침체된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국 뮤추얼펀드(證券投資基金)의 법인세 징수를 잠정적으로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20일 42.44포인트(1.13%) 상승한 3,804.05포인트에 마감됐다. 오전 한때 무려 6.4%까지 급락했지만 장후반 사회안정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증시급락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결국 상승마감했다. 지난해 10월16일 6,092포인트까지 올랐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5개월만에 37.5%가 하락한 상태다. 재정부의 발표는 19일 저녁 국영 신화통신을 통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최근 증가율이 8%를 넘긴 소비자물가를 잡기 위해 중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긴축정책이 증시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는데다 티베트 사태라는 복병까지 나타난 상황에서 나름대로 ‘긴축은 해도 증시는 띄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모두 350개 이상인 뮤추얼펀드는 4,500억달러의 자산을 움직이며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기관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일반기업의 법인세율과 같은 최고 33%의 세율을 적용 받았지만 이를 당분간 유예하겠다는 것이다. 세금 면제에는 주식거래 분만 아니라 채권거래, 주식과 채권 투자에 따른 이자ㆍ배당 소득도 포함될 예정이다. 시장의 반응은 복잡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19일 상하이 종합지수가 전일대비 2.5% 오르면서 6거래일만에 상승반전했는데 이는 증권거래세가 곧 인하될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폐장 후 공개된 이런 정부 발표가 시장의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에 20일 증시는 개장초 급락장을 연출하기도 했다. 증권거래세는 지난해 5월 0.1%에서 0.3%로 인상된 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20일 증시의 급등락에는 미진한 부양책과 함께 미국발 신용위기의 충격이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약발이 ‘1일천하’에 그치면서 전날 뉴욕증시가 폭락해 중국 증시에 영향을 줬다. 일부에서 유통물량 증가 부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상하이증권 리서치의 정웨이강 대표는 “대기업의 지나친 자금조달 같은 펀더멘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담을 일부 줄이는 조치로 증시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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