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타개를 위해 일부 저렴한 기획 상품으로 고객몰이를 벌이는 백화점들의 ‘미끼 상품’ 가격이 상식을 초월하는 선까지 무너져 내리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한 벌에 10원짜리 아동복과 50원짜리 선글래스 등 보는 사람의 눈을 의심케 하는 가격표로 고객들의 발길 붙잡기에 나섰다. 오랜 경기 침체로 백화점에서 발길이 멀어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품목당 수십 개에 한해 내놓는 ‘미끼’이지만 가격대는 더 이상은 낮추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인 수준이다. 부지런히 다니면 1,000원짜리 한 장으로 여름철 니트와 선글라스, 목걸이와 귀걸이에 아이들 옷도 몇 벌씩 건질 수 있을 정도다.
신세계백화점은 28~30일 수도권 5개점에서 9,000~1만5,000원의 와인을 점포당 100병씩 990원에 선착순 판매하는 ‘와인 창고 대방출전’을 실시한다. 고객 1인당 2병씩으로 한정 판매하는 행사로, 내용물에는 이상이 없지만 라벨이 손상됐거나 단종된 와인도 최고 80%까지 할인된 3,000∼2만원에 판다. 행사 기간 중 제품 구매고객에게는 미니 와인이나 콜크 스크류 등의 사은품도 증정한다.
롯데백화점은 27일까지 안양점에서 ‘줄서기 상품전’을 열고 굴비 20마리를 3,000원, 한 마리 150원 꼴의 파격가로 한정 판매한다.
다음달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는 애경백화점 수원점은 28일부터 6월6일까지 수만원 대 패션 액세서리를 품목당 50개 한정으로 5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연다. 평소 5만5,000원에 판매되는 여름 필수품 선글라스와 1만~3만원대의 머리띠, 목걸이와 귀걸이, 지갑, 벨트 등의 다양한 품목을 매일 한 품목씩 단돈 50원에 판매한다. 이 밖에 28∼30일에는 아동복 브랜드의 티셔츠, 바지, 원피스 등을 각 50원에 선보이며, 창립일인 6월9일에는 발행년도에 숫자 ‘5’가 들어 있는 50원짜리 동전을 가져오는 고객 가운데 선착순 500명에 한해 5,000원권 상품권으로 바꿔준다.
그랜드백화점이 운영하는 이끌레 신촌점도 28∼30일 여름 신상품과 이월상품을 100∼2,000원에 선보인다. 니트는 100원, 티셔츠와 팬티, 넥타이는 500원, 청바지, 남방, 재킷은 1,000원, 운동화는 2,000원으로, 각 품목마다 30~50개씩 한정판매된다.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은 28일 아동복을 10원에 100벌 한정 판매한다. 1인당 2벌씩 살 수 있고, 10원짜리 동전만 받는다. 이 밖에 행복한세상 백화점은 6월3일 1만원짜리 여름샌들 50족을 500원에 선착순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