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고 똑똑한 사람이 날고 긴다 해도 수단 좋은 사람한테 꼼짝 못하더라.”인사 이동 직후 사무실에서 흔히 듣는 얘기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다. “수단 좋은 사람도 운 좋은 사람한테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조직에서 성공하려면 능력도 중요하지만 빽(?)과 운이 많이 작용한다는 것은 사무실에 첫발을 내딛은 입사 초년병도 알고 있는 사실. 이 가운데 운이야 자기 재주로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나머지 것은 피나는 노력과 적당한 처세술이면 충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정치력이다. 수단 좋다는 말도 결국 정치력에 해당한다. 이 책은 조직에서 정치력을 연마할 수 있는 단계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조직 내 권력의 역학 관계를 다룬 ‘이너 서클’이란 책으로 잘 알려진 리어돈 교수의 신작.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시점에 이르면 업무 수행 능력이 비슷해 진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노래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후 성공의 향방은 정치력에 달려 있다.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 대학교 마셜 비즈니스스쿨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캐서린 K. 리어돈 교수는 정치력에 따라 성공이 결정됨에도 기업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치력을 무시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대다수 경영대학원에서는 정치를 정식 과목에 두지 않는다. 리어돈 교수는 정치력이란 적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고, 일의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 들을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정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상황을 제대로 읽고, 미래에 대처하는 직관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 창의적으로 대처하는 통찰력을 키우며,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사전 포석을 두고, 권력을 연마할 것을 조언한다.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애써 쌓아놓은 공든탑을 ‘도로아미타불’로 만들지 않으려면 정치적 함정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충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