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의 길조일까.
지난해 12월 몬테나주(미국)에서의 한미 FTA 5차 협상.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당시 FTA 협상차 몬테나주에 출장을 왔던 권혁우 외교통상부 사무관이 ‘득녀’를 했다는 소식이 전달돼 웬디 커틀러 미국수석 대표가 ‘선물’로 화답, 협상장의 무거운 분위기가 순식간에 풀어졌다. 김한수 한ㆍEU FTA 우리 측 수석대표는 “당시 평행선을 달렸던 한미 FTA 5차 때, 협상단 중 한명이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이 전달되면서 협상도 술술 잘 풀렸었다”고 회고했다.
이번에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한ㆍEU FTA 3차 협상대표단 중 한명이 18일 딸을 낳았다. 이번 득녀의 주인공은 여한구 산업자원부 팀장. 여 팀장에게는 첫 딸이다. 여 팀장은 산자부에서 자유무역협정팀장을 맡고 있어 이번 한ㆍEU FTA에서 상품 등 분야에서 산자부 쪽 입장을 총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EU협상단에게 여 팀장의 득녀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며 “이 소식을 협상 시작 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협상의 분위기를 좀 바꿔보자는 바람도 내심 담겨 있다.
실제로 한ㆍEU 3차 협상 역시 한미 FTA 5차 때처럼 엉클어진 실을 풀기가 참 어려운 상황이다. 한미FTA 수준의 상품양허를 해달라는 EU 측의 굽히지 않는 요구로 인해 개별품목 협상은 시작도 못한 상태로 상품의 관세 협상은 사실상 끝났다.
이 단장은 “혹시 여 팀장의 득녀를 계기로 미국에서의 협상과 같은 분위기 반전이 나올지도 모르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