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치킨집 돌며 소스 개발에만 4년 공들였죠

■ 김병갑 훌랄라 대표
닭 5마리 15분만에 굽는 조리법 부드러운 육질 제대로 살려
모든 식자재 100% 현금구매 공급원가 낮춰 가맹점 부담 뚝


'훌랄라 치킨'으로 잘 알려진 김병갑(45·사진) 훌랄라 대표의 이름 뒤에는 '7전 8기의 사나이'란 말이 따라다닌다. 김 대표는 실패라는 아픔을 딛고 일어나 프랜차이즈업계 성공신화의 주역으로 우뚝 선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번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대표는 입버릇처럼 직원들에게 "한 배를 탄 가맹점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뚝이' 김 대표의 첫 사업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군대를 갓 제대한 뒤 20대 중반 나이에 속옷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젊은 나이에 목돈을 쥐었다. 하지만 성공의 기쁨은 잠시.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는 욕심이 화근이 됐다. 제조공장까지 설립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던 속옷 사업이 잘못된 하청 계약 탓에 어음 부도 사태에 직면하면서 10억원이 넘는 빚을 떠안게 됐다.

젊은 나이에 실패를 겪었으나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으로 가게를 임대해 1997년 7월 경기도 이천에 '훌랄라 치킨' 1호점을 개설했다.

그는 "전국의 치킨 가게와 이름난 맛집을 돌아다니면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소스와 닭고기 맛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다"며 "꼬박 4년을 투자한 결과 치킨에 고추장과 32개 천연재료를 첨가한 고추장·허브 소스와 '매직 화이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매직화이어는 닭 5마리를 15분만에 구워내는 조리법으로 육즙을 잘 잡아내 육질을 부드럽게 한다. 특히 조리 시간을 단축해 가맹점 인건비 절약은 물론 수익성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가맹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모든 식자재를 100% 현금으로 구매함으로써 공급원가를 업계 평균보다 20% 낮췄다"며 "2009년 경기도 용인에 2만3,000㎡ 규모의 물류센터와 생산 라인, 창업센터를 설립하는 등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각적인 가맹점 지원 덕분에 훌랄라 치킨의 폐점률은 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1997년 사업 시작 이후 17년 만에 가맹점 1,000개점을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훌랄라 치킨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해 족발 전문점 '천하제일왕족발'에 이어 올해는 치킨카페 '훌랄라치킨카페'를 론칭했다"며 "차별화한 메뉴와 인테리어, 가맹점 지원 등으로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새로운 신화 창조에 도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